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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쌀로 만든 프랑스 디저트, 히올레를 아시나요?

by 낭시댁 2019. 8. 6.


시어머니께서 나를 가르쳐 주신다고 세번이나 만드셨던 크림 캬라멜 (les œufs au lait 레쥬올레)이 냉장고에 쌓여 있어서 덕분에 매일 하나씩 꺼내먹고 있었다.  

그거 보더니 자서방이 문득 나더러 히올레를 먹어봤냐고 물었다. 

"히올레? 들어본 적도 없는데"

"네가 지금 먹고 있는게 레쥬올레잖아. 우유에 계란이 들어간거지. 히올레는 우유에 쌀이 들어간거야. 마찬가지로 디저트인데, 넌 그거도 아마 좋아할 것 같애."

"뭐? 쌀로 디저트를 만든다고? 태국에서 망고 스티키 라이스를 처음 봤을때도 충격이었는데 ㅎㅎㅎ 먹어보니 맛있었지. 하긴 생각해 보니까 한국에서도 쌀로 만든 디저트들이 있네. 나 그거 꼭 먹어보고 싶다. 새로운거니까"

다음날 슈퍼에 가서 몇개를 골랐다. 종류가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시어머니께서는 우리가 사온걸 보시더니 우리가 제대로 못골라왔다며 오후에 슈퍼에 가셨다가 몇개를 더 사다 주셨다. 

우리가 사온것들은 유통기한이 긴 것들인데 시어머니께서는 냉장코너에서 유통기한이 짧고 신선한 것들로 골라 오신거라고 하셨다.

 

 
하나 바로 먹어보라며 주셨는데 버터로 유명한 보르디에라고 적혀 있었다. 

 

 

참고로, 보르디에 버터는 내가 프랑스에 있는 동안 아침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소중한 친구다 ㅎㅎㅎ 심지어 프랑스에서 사먹으면 비싸지도 않음!! 한국에서는 버터 비싼뎅... 

“보르디에가 버터만 만드는게 아니었네요.”

바닐라 맛이었는데 딱 뜯는순간 딱 보이는 에그타르트 비주얼. 당연히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맛이었다.

자서방과 시어머니는 내 반응을 기다리며 한 입 먹을때 까지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와! 진짜 맛있네요!!"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자서방이 말했다. 

"다음에 슈퍼가면 더 사오자. 유통기한 긴걸로. 그래야 나중에 한국갈때 가져가지. 다른 가족들도 먹어볼 수 있게-" 

그리고 시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스페인에서는 크리스마스에 히올레를 먹는단다. 그만큼 특별한 음식이라는거지. 예전에는 우유랑 쌀이 귀한 음식이었거든. 자, 이제 정말 프랑스에서 살고싶지? 히올레는 태국이나 한국에는 없으니까.호호”

나는 못들은 척 그저 맛있다고 말하며 히올레에 집중했다ㅎㅎ

저도 고민이 많거등요...

 

다음날 아침 먹을때도 시어머니께서 하나 더 갖다 주셔서 먹었다. 

위에 꾸덕꾸덕한 부분을 먹으면 아래에 바닐라맛 밥알들이 나온다. 뭔가 식혜도 생각나고 에그타르트도 생각나고.. 

이건 시어머니께서 사오신 또다른 브랜드인데. 이것도 사실 맛은 거의 비슷하다. 다 맛있다. 

시어머니께서는 히올레 만드는 방법도 가르쳐 주겠다고 하셨지만 나는 그 부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ㅎㅎ 

"그렇지만 히올레는 태국이나 한국에서는 안파는데? 내가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 스스로 만들어서 친정식구들한테 선보일 수 있잖니" 

"네 그렇긴하지만 이번에 너무 많은걸 배워서 다 까먹을것 같아요 ㅎㅎ 다음에 가르쳐 주세요" 

 

레쥬올레를 세번이나 실습(?)하면서 깨달은 부분은.. 거절을 좀더 잘하자...ㅎㅎㅎ 

 

세번째로 레쥬올레를 만들던 날, 시어머니께서는 이미 모든 유리병을 다 사용했다며.. 커~~~다란 솥은 가져오셔서 거기다 남은 재료를 모두 부으라고 하셨다. 

저건 내가 안먹어서.. 나중에 어떻게 드셨을 지 궁금하긴 하다. 

자서방의 집념은 시어머니로 부터 물려받은 것이었다. 내가 잘 할때 까지 두 사람은 항상 나를 연습을 시킨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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