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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같이 쪄가는데 속편한 단 한사람

by 낭시댁 2020. 7. 9.

내가 아침에 친정엄마와 길게 통화를 끝냈을때 시어머니께서 물으셨다.   

"어머니 잘 계시다니?"

"네"

"우리 농장 다녀온 사진도 보내드렸니?"

네 하고 대답하려는데 자서방이 불쑥 끼어들었다. 

"나 고양이랑 찍은 내 배사진 보여드렸어?"

"도저히 챙피해서 그거만 빼고 보내드렸었는데..."

자서방은 그게 왜 챙피하냔다. ㅡㅡ;; 

"우리엄마는 남편이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줄 아시잖아. 오늘은 통화중에 엄마가 그러시더라. 요즘에 한국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프로가 있거든. 가수 경연 프로인데 그중에 특히 좋아하는 남자 출연자가 있는데 그 남자가 당신 면도한 모습이랑 닮았다는거야. 그래서 내가 엄마한테 내가 깜빡하고 안보내드린 사진이 있다고 당신 뱃살이랑 고양이들 사진을 추가로 보내드렸지." 

우리엄마는 요즘에 미스터트롯에 빠져계시다. "우리 영탁이" 이러면서;;
예전같았으면 영탁이보다 자서방이 훨 낫다고 당당하게 말했을텐데... ㅜ.ㅠ

"하하 잘했어, 분명 좋아하실거야. 그 사진 귀엽잖아. 고양이들도 귀엽고 내 배도 귀엽고. 여전히 나에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을거야. 나 믿어."  

그 말하면서 배는 왜 내미는거니. 그런 귀여운 표정으로...

"남편 진짜 다이어트 해야 돼. 어쩔거야 그 배..." 

내내 속편한 얼굴을 하고 있던 자서방이 갑자기 내 몸을 눈으로 훑어내리며 말했다. 

“그러는 와이프는 몸무게 몇인데? 분명 쪘는데..”

“쪘지. 쪘는데 나는 남편처럼 앞자리수가 바뀌진 않아. 내 몸무게 앞자리는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5를 유지하고 있지."

"그래서 정확히 얼마냐고~~"

그때 잠자코 듣고 계시던 시어머니께서 귀를 막으시며 알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 ㅋㅋㅋ

“안돼. 싫어, 말하지마. 질투나서 싫어. 안들을거야, 안들을거야...”

살짝 당황했던 나는 안도하며 자서방에게 말했다. 

"음... 말해주고 싶었는데 할 수 없네. 후훗~ 모웬 어딨니~" 

서둘러서 나는 그 자리를 피했다.

지금 자서방은 옆에서 이사짐을 싸기위해 옷을 정리하다말고 부산하게 바지를 이것저것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는 나한테 하는말 같은데 혼잣말처럼 중얼중얼거린다.

"이 바지는 삼주전만해도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들어가네... 후훗. 한 2주 후면 지퍼까지 잠글수 있겠다... 음... 그러면 이 바지는 한 두달쯤? 그때되면 자유럽게 입게 되겠다." 

캬.. 우리 남편 참 긍정적이네.

근데 살이 저절로 빠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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