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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우리 부부 처음 만난 레스토랑을 가다

by 낭시댁 2016. 11. 5.


주말동안 할일 없이 집에서 뒹굴거리는 내가 보기 안쓰러웠던지 우리 자서방이 저녁에 외식을 하루 가자고 제안을 했다.

자기 퇴근시간 맞춰서 자기 일하는데로 오라고 하면서 정작 어디로 가는지는 비밀이라고 했다.
그래도 별 기대는 안했다. 워낙 가는데가 정해져있으니 뭐 또 가던데 가겠지모..

퇴근시간 맞춰서 자서방 일터로 찾아 갔더니 근처로 가는게 아니라 차로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몰아 가는것이었다. 이제서야 기대하기 시작했다.


"남편~ 우리 어디가는거야?"
"가보면 알아. ㅎㅎ 너 분명 좋아할거야. "

낯익은 곳에 차를 세우는 자서방

"여기 기억나?"
"앜ㅋㅋ 여기ㅋㅋㅋ 우리 3년전에 처음 만났던 거기네ㅎㅎㅎ"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이탈리안 식당이다.
자서방 동료 소개로 알게 돼서 한달정도 문자만 주고받다가 어느 금요일 저녁 여기서 만나서 처음 저녁을 같이 먹었다.


"그때 밥먹는 내내 자서방 얼굴이 엄청 굳어있었잖아. 그래서 난 혼자 어색한게 싫어서 내내 쓸모없는 말을 재잘 거리면서 속으로는 다신 이남자 만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었어"

"맞아. 너 그때 말 엄청 많이했어ㅎㅎㅎ 지금 내 아내가 되었고ㅎㅎㅎ"
"그때 속으로는 좀 짜증나더라고. 내가 혹시 많이 피곤한거냐. 아님 무슨일 있었냐 물어도 아니라고만 하고 말도 잘 안하고.."


그랬다. 자서방이 그때 말도 없이 굳은 얼굴로 밥만 먹다가 마지막에 나한테 말했다. 

그게 아니라 긴장해서 그랬다고.. 나를 처음 본 순간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이런 경험이 없어서 어색하고 너무 긴장돼서 말을 잘 못했다고. 그말 한마디에 지금 나는 그의 아내가 되었다 ㅎㅎ



그때 우리는 바로 죠오기 앉아 있었더랬다.
옛날 생각하며 얘기를 시작하니 우리둘다 정말 할말이 끝도 없이 나온다. 

그때 자서방은 스테이크와 와인을 주문했고 나는 라자냐랑 생과일 쥬스를 시켰드랬다. 

사실 난 어색하고 불편해서 메뉴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대충 시킨거.. 

이번에는 내가 스테이크를 시켰다. 여전히 나는 지금도 재잘재잘 ㅎㅎ 말없던 자서방도 이제는 수다왕이 되어있다. 


평소에는 그렇게 무뚝뚝한 자서방이 말했다
너무 행복하다고. 아내가 되어줘서 고맙다고.
날마다 내가 잠든 모습을 볼때면 이사람이 내 아내라는 생각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영원히 내 옆에 있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야아 이렇게 감동 시키기 있기없기..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계속 옛날 얘기 ㅎㅎ

 



정말 이 넓은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중에서 너가 내 남편이 되어줘서 나도 너무 고마워. 우리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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