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권 학생들이 어학연수가 웬말입니꽈...

지난 금요일, 학교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지난 학기때 이미 다 들은 내용들이라 나에게는 새로울 것도 없었지만...

빵!

빵은 너무 좋다!! 😀😀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 아는 얼굴들이 다가와서 나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나는 일단 빵 상자만 보고 직진-
(이제 웬만큼 친한 사람들은 내 식탐을 잘 알기때문에 그저 웃는다.)

자세히 보면 종류가 다 다르다.

종류별로 다 맛을 봐야 하니까... 골고루 빵을 담은 접시를 들고서, 이제서야 아는 얼굴들을 찾아 다니며 인사를 나누었다.

지난 두학기동안 나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나를 발견하시고는 반갑게 다가오셨는데 나역시 정이 많이 들었는지 마치 이모라도 만난것 처럼 반가운 기분이었다. (이분은 이번에 A(고급)1반을 새로 맡으셨다.)

"저 A1반으로 옮기고 싶어요 ㅠ.ㅠ A2반 수준은 저한테 너무 높아요...ㅠ.ㅠ"

"오 안돼요. 우리가 3학기나 같이 하는건 너무 하잖아요."

선생님께서도 내가 편하신지 다른 친구들보다 나에게 농담을 많이 하신다. (다 받아드리겠습니다!)

"저희반 수준 아시죠. 달프C1 취득자들도 있고 심지어 반절이 프랑코폰이에요...ㅠ.ㅠ"

프랑코폰(Francophone)은 프랑스어권에 속하는 나라들, 혹은 그 국민들을 의미한다.

"오, 실은 그 반에 C1뿐만 아니라 C2 취득자들도 세명이나 있답니다! 앗, 이건 못 들은걸로 해요."

😳😳 내가 벙찐 표정을 지었더니 선생님께서 손사레를 치시며 신경쓰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이미 들어버렸는데요...

"아니, 그런 사람들은 더이상 프랑스어를 공부할 필요가 없는데 대체 왜 오는건가요 ㅠ.ㅠ"

내가 잔뜩 울쌍을 지었더니 선생님께서 목소리를 낮춰서 대답하셨다.

"사실 이번에 교수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아요. 학교측에서 프랑코폰 학생들의 입학을 왜 받는지 말이에요... 특히 이번학기에는 대거 입학했어요. 우리반에도 세네갈 학생이 4명이나 있어요. 다른 학생들의 레벨을 파악하는 중인데 아마 B2레벨 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아… 우리반은 C1, C2라고 하던데 이미 그 레벨을 달성한 사람들이 많다는게 함정 ㅠ. ㅜ
게다가 저쪽 A1반에는 중국, 일본, 홍콩, 베트남등 아시아 학생수가 꽤 있어서 더더욱 내 집같은 느낌이 자꾸만 든다. ㅋ🤔

아무튼 선생님께서는 이번에 내가 만난 새로운 선생님들도 굉장히 실력있는 분들이라며 자주 대화를 나눠보라고 하셨다. 

프랑코폰 학생들과 달프 C1, C2 취득자들 몇몇에게 왜 어학연수를 하러 왔는지 나중에 물어보니 다들 체류 목적때문이라고 했다. 대학 입학을 위해 프랑스에 왔는데 입학 시기를 놓친 학생들이 꽤 있었고, 학사, 석사 혹은 박사학위를 마쳤는데 취업 전에 비자가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학교측에서도 수익면에서 손해 볼 것이 없으니...

아, 이번 학기 새로운 점 중 또 한가지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을 위한 반이 따로 개설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반 우크라이나 학생은 그 반에 속하지 않은것을 보니 아마 난민들을 위한 반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이번학기때는 또 소소한 입학 선물도 받았다. 무지개볼펜이랑 수첩, USB.  

면 마스크2장.... 은 오래전에 쟁여놓은 재고가 많이 남아서 주는것 같은 느낌인데...🤔

그룹으로 나누어서 우리는 지난 학기때처럼 학교 시설을 다니면서 안내를 듣고 게임을 하기도 했다.

"도서관은 지난 학기 오티때 와보고 지금 두번째 오는것 같아. 그때도 우리는 여기 자주 이용해야지 했었는데 이번 학기에도 똑같은 다짐을 하게 되네. 무의미한 다짐이겠지...?"

내 친구 알마의 말에 나는 크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 회관에는 다양한 학생 활동들이 있는데, 작년에도 참여했던 연극수업이 단연 눈에 띄었다. 그 외에도 업사이클링(재활용품 리폼) 모임이 있는데 여기도 참여해 보고 싶다.

우리반 수준이 너무 높아서 프랑스어 수업만 따라가기도 벅차겠지만, 1년 넘게 공사중이었던 학교 수영장이 재개장되어서 기대가 크다. 수업 강습도 받고 자유 수영도 부지런히 할 생각이다.

두뇌도
육체도
영혼도
🤓🤓🤓
회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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