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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선생님께 우리 시어머니를 자랑했다.

by 낭시댁 2022. 2. 19.

어학원 스케줄 중 금요일에는 2시간동안 컴퓨터로 자율학습을 하는 시간이 있다.

바로 이곳이 자율학습도 하고 소그룹으로 토론도 하는 장소이다.

딱 들어섰을때 한국 Corée 라는 글자가 딱 보여서 읽어봤더니 국가별 미신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한국의 미신- 빨간색으로는 이름을 쓰지 않는다. 연인에게 신발을 선물하지 않는다. 돼지꿈은 행운과 금전운을 의미하고, 첫돌때 돌잡이에 대한 내용도 써져있었다. 혹시 선배들이 숙제로 제출했던 내용이 아닐까 짐작을 해 보았다.

자율학습을 하는 동안 쟈닌이라는 이름의 우리 선생님은 한사람씩 불러서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신다. 수업에 만족하는지도 물어보시고 또 프랑스어 회화의 기회로 제공하기 위함인 듯 하다.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이신데 말하는걸 너무 좋아하셔서 수업시간에도 살짝 화제가 틀어지면 본래의 화제로 잘 못돌아가시는 경향이 있으신것도 같다.ㅋ

나와 개별 인터뷰를 하실때에는 내 발음과 회화실력이 좋다고 하시며 상급반으로 옮기기를 희망하는지를 물으셨다.

"음, 일상 대화는 그럭저럭 괜찮은것 같은데 오디오 듣기나 장문 해석에서 많이 부족하거든요. 지금 반이 맞는것 같아요."

"대화가 이렇게 잘되는데?"

"처음 제가 프랑스 왔을때 석달동안 시댁에서 살았거든요. 시어머니께서 친구분들이 오실때마다 저를 인턴이라고 소개하셨어요.😂 매일매일 새로운 프랑스요리를 하나씩 가르쳐주셨는데 프랑스어로 진행하셨지요. 어찌나 빨리 말씀하시는지... 그 당시엔 쉽지 않았는데 제 프랑스어 공부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어요."

"역시! 훌륭한 선생님이 계셨구만! 아무래도 나보다 더 실력있는 분인것 같은데? 발음도 훌륭하고!"

"발음을 특히 강조하시더라구요. 평소 대화할때도 정확하게 집어주세요. 프랑스어가 부족해도 발음이 정확하면 사람들이 이질감을 덜 느낄거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너무 엄격하기도 하세요. 한번은 난생 처음 약국에 처방전을 가지고 갔었는데, 어머님께서 데려다주기만 하시고 멀찌기서 구경만 하시더라구요. 그때 어찌나 긴장했던지요."

선생님께서는 우리 시어머니가 너무 재미있다고 하시며 이야기에 빠져드셨다. 그리고 한국음식을 좋아한다고 하시며 꽤 오래 열정적으로 한국 음식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특히 김밥을 좋아하시는데 시내에 있는 한국 식당을 휴대폰으로 검색해서 소개해 주기도 하셨다.

꽤 길게, 인터뷰라기보다는 수다를 떨고나서 느낀 기분은, 마치 시어머니와 대화를 하고난 기분이랄까..... 😂

나중에 시어머니께도 자세히 말씀드렸더니 크게 웃으시며 즐거워하셨다. 아직 여전히 부족하긴 하지만 나름 실력을 칭찬 받았고 모두 시어머니 덕분이라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다고 했다.

어머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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