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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나이 마흔에 등교를 앞두고 설레이다.

by 낭시댁 2022. 1. 26.

어학원 최종 반편성과 시간표가 공지되었다.

남편에게도 링크를 보내줬더니 남편은 어느새 시간표를 출력해서 냉장고 문에 떡하니 붙여놓았다.

자서방은 나영이가 준 자석과 편지들도 항상 냉장고에 붙여놓았다.

수준별로 가장 초급레벨인 D1에서 고급레벨 A1까지 총 7개의 그룹이 있는데 그중에서 5번째인 M3이면 꽤 잘 나온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한반에 총 14명이었는데 명단을 보니 역시나 아랍인들이 가장 많은듯하다. (무료 수업을 다닐때도 시리아 난민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프랑스에는 어딜가나 아랍인들이 많은가보다.)

"월요일부터 학교에 가려면 학용품같은거 필요한거 있지않아? 사러 나갈래?"

남편의 말에 나는 웃음이 빵터졌다. 무슨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가 된 기분.

"공책이 필요하기는 해. 그리고 필기하기 좋은 가는 펜도 갖고싶어."

"나가자, 사줄게."

그렇게 아빠, 아니 남편을 따라서 공책을 사러 나갔다.


남편차를 타고 동네 모노프리에 가는길에 남편의 전화벨이 울렸다. 파리에 사는 사촌 누나 부부였는데 흥이 많은 이 부부는 오늘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둘이서 동시에 인사를 건넸다. 무얼 하고 있냐는 그들의 질문에 자서방은 이렇게 말했다.

"운전하고 있어. 우리 '쁘띠'가 월요일부터 학교에 가잖아. 학용품 사러 가."

이 부부는 단박에 알아들었다.

"요용 학교 가는구나. 축하해! 와이프가 학생이라니 멋진대? ㅋㅋ"

아, 그 쁘띠가 나였구나....

(그들은 생일파티때문에 우리를 파리로 초대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자서방은 코로나때문에 이번에는 어렵고 다음에 놀러가겠다고 대답을 했다. 시부모님께서도 선뜻 대답을 못해준 상태라고 하셨다. )

남편이 사준 공책과 볼펜

필요한건 고작 공책한권과 볼펜뿐이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내가 운전해서 동네 한바퀴를 돌아 집으로 왔다.

자랑스러울것도 많은 우리 남편. 내가 학생이 되어서 자랑스럽다더니 이번에는 후진 주차를 잘해서 자랑스럽단다.ㅋㅋ

요즘 코로나때문에 외출이나 친구들과 교류도 거의 단절이라 이렇게 뭐라도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생기는건 좋은일인것 같다.

음 등교할때 가방은 뭐 메고가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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