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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까다롭고도 단순한 우리남편

by 낭시댁 2023. 3. 25.

물가가 오르긴 했지만 주말 장보기는 여전히 즐겁다. 

다크 초콜렛이랑, 초콜렛 크림은 쿠폰으로 무료로 받았다! 사랑합니다 리들. 
 
브라우니랑 초콜렛 시리얼은 할인 행사중이길래 사 보았다. 이렇게 사고나면 또다시 무료 쿠폰이 생기는데 장보기가 즐겁지 않을수가 없지.ㅋ 
 
간식거리를 잔뜩 사왔으면서도 나는 집에 오자마자 오트밀 쿠키를 구웠다. 
지난주에 쿠키를 굽고 남은 땅콩이랑 캐슈넛도 넣고, 간식 찬장에서 오랫동안 외면당하고 있던 말린 망고가 생각나서 이것도 잘게 썰어서 함께 넣어보기로 했다.

좀 실험적이긴 했지만 말린 크랜베리도 맛있었으니까 이것도 분명 잘 어울릴것 같았다.  

말린 망고가 들어가니까 설탕도 줄이고, 초콜렛도 절반으로 줄였다. 
 
이때 늦잠자고 일어난 자서방이 쿠키 만드는 모습을 보더니 눈을 빛내며 말했다. 
 
"초콜렛 더 많이 넣어주면 안돼?"
 
"아니, 대신 말린 망고를 넣어서 설탕도 줄였어."
 
"아... 나는 망고 별론데... 대신에 초콜렛을 두배로 넣어주면 안돼?"
 
"미안한데 초콜렛은 오히려 반으로 줄였어. 어차피 망고가 들어가서 당신은 안 먹을것 같더라고..." 
 
"아닌데... 나 먹을건데..." 
 
급 시무룩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남편의 시선은 저쪽 간식찬장을 향하고 있었다. '저걸 안먹으면 다른 간식은 없을것 같은데... 저거라도 먹어야 해...' 라는 남편의 마음의 소리가 내 귀에 또렷하게 들리고 있었다. 
 
"거기 브라우니 사다놨어." 
 
"아 그래?" 
 
참 단순하기도 하지. 찬장을 열어본 우리 남편은 어느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웃고 서있었다. 저게 저리도 행복할 일인가 😂😂 망고쿠키를 억지로 먹지 않아도 돼서 좋은가보다. 
 
그래도 저렴이 브라우니 하나에 저렇게 좋아하는걸 보니 사다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작은 기쁨이 쌓여서 살맛나는 인생이 되는거니까. 

쿠키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맛있게 구워졌다. 슈퍼에서 파는 과자보다 훨씬 건강하고 맛있는건데 이 맛을 모르다니... 내가 더 많이 먹을수 있으니 나야 땡큐다. 

두판을 구웠는데 나혼자 간식으로 매일 아껴먹어도 부족하다.

무식아, 그거 너 먹으라고 주는거 아니야. 

네 눈에도 맛이 없어 보이는구나 ㅎㅎㅎㅎ 

 
니들이 쿠키맛을 알아? 
 
나 혼자 먹을거야. 얼마나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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