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샐러드를 별로 안좋아하던 남편이 요즘에는 오리훈제 맛에 빠져서 며칠째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있다.
남편이 알아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삶은 계란과 상추 그리고 토마토는 항상 냉장고에 구비를 해 놓고 있다. 샐러드 밑에는 찐감자 혹은 렌틸을 섞은 밥을 넣고 먹는다.
나역시 식사가 단촐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다만 나에게 있어 샐러드란 사이드 음식일 뿐인지라...
오랜만에 만들어 먹은 양배추 샌드위치!
으깬 삶은 계란과 양배추에 케챱과 마요네즈를 버무려 넣고 치즈와 오리훈제도 넣었다.
이걸 본 프랑스인 남편은 그냥 먹으면 제일 맛있는 오리훈제를 케챱에 버무렸다며 혼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세상 최고 맛잘알 나셨음. 한입 잡솨봐 이게 얼마나 맛있게!
그나저나 진짜 양배추 샌드위치는 최고다. 아무것도 안들어가고 그냥 양배추샐러드만 들어가도 이미 게임끝이 아닌지. 이맛을 모르는 남편과 무스카델은 불쌍하다.
단촐한 저녁식사를 끝낸 후 후식은 참으려고 했는데 하필 자서방이 화이트초코+쿠기 매그넘을 사다놔서 참을 수가 없었다.
요즘 자서방은 슈퍼에 갈때마다 아이스크림을 왕창씩 사온다. 냉동실에 칸이 부족해서 들어갈 데도 없는데 박스를 뜯어서 구석구석 용케도 다 집어넣는다. (테트리스의 신이다.)
나는 원래 혼자 살때는 군것질을 거의 안하던 사람인데, 집에 먹을게 있으니 안먹기가 어렵다.
그나마 아이스크림을 반만 먹고 남은건 다시 냉동실로 넣어 놓는 것으로 양심의 가책을 덜고 있다. (사실 아이스크림은 처음 한입이 제일 맛있는데 중간쯤되면 그냥 의무감에 하나를 다 먹게 되는 듯 하다. 물론 남편은 내 말을 절대 이해 못하지만.)
"어떻게 그 작은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남길수가 있지?"
자서방눈에는 역시 아이스크림을 남기는 게 신기한 모양이다.
"이거 내꺼니까 먹지마. 내일 먹을거야."
"날 몰라서 그런 걱정을 하는거야? 난 반 개로는 절대 부족해."
"하지만 한개로도 부족하잖아. 두개쯤 먹고났을 때 반개만 더 먹을까 하는 마음이 들 것 같아서 그래."
내 말에 바로 납득하는 자서방이다.
하루에 아이스크림을 두개이상씩 먹을때마다 내가 잔소리를 하는데, 자서방은 매번 당당하게 이렇게 대답한다.
"나 샐러드 먹었잖아."
건강하게 샐러드로 식사를 대신했으니 아이스크림은 평소보다 더 먹어도 된다는 주장인것이다. 심지어 칭찬해달라는 말투로 들리기까지...?
무식아, 이따 아빠가 아이스크림 몇 개 먹는지 잘 감시해 알았지?
오늘도 대꾸할 생각이 전혀 없는 우리 무식양. 효도 언제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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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방이 들려준 시어머니의 피아노 이야기 (feat 영화 로켓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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