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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댁에서 사랑받으며 자라는 내 뱃살..

by 낭시댁 2019. 7. 27.


자서방은 내가 프랑스에 자기네 가족들이랑 지내는 동안 혹시라도 내가 지루해 할까봐 걱정을 한다. 그럴때마다 나는 자서방이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웃는 걸 보는게 좋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사실 이곳에서는 아직도 신기한것 들 투성이라 특별한 걸 하지 않더라도 나는 지루할 틈이 없다.

“먹고싶은거라도 있으면 꼭 말해. 내가 사다주지 못하는거면 엄마한테 만들어달라고 하면 돼.”

“음...  나 새우칩 먹고싶어. 다음에 나가면 잊지말고 사오자” 

"진작 말하지~ 그래 알았어!" 

그날 자서방은 시엄니랑 계속 새우 얘길 했다. 시어머니는 레시피를 찾으시고.. 난 그게 나와 관련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저녁 식사 후 내가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 사이에도 자서방과 시엄니는 부엌에서 뭔가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었고 그때 내 이름을 불러서 부엌으로 가 보았다.

시엄니가 말씀하셨다. 

“넌 새우를 차게 하는게 좋으니 아님 뜨겁게 하는게 좋으니?”

내가 으잉? 하는 표정으로 대답을 못하고 있으려니 자서방이 말했다. 

“너 새우 먹고싶다고 했잖아.”

“아닌데? 아, 칩! 새우칩 먹고싶다고- 슈퍼에 파는거 있잖아, 봉지에 든거“ 

그랬더니 둘이 동시에 하는 말

“아~“ 


시어머니께서 잠시후 나에게 프랑스어로 말을 걸어 오셨다. (내가 요즘 프랑스어 공부를 하면서 한마디씩 프랑스어로 대화를 시도 하고 있어서 많이 도와주시는 중이시다.) 

내일 같이 외출을 나가자고 하셨다. 어설픈 프랑스어로 좋다고 대답을 드린 뒤 어디로 가냐 여쭤보니 시어머니께서는 웃으며 역시 최대한 간단한 프랑스어로 천천히 대답해 주셨다

“새우칩도 사고, 치즈도 사고, 와인도 사고, 스타니슬라스 광장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니가 하고싶은 거 다 하지 뭐”

이번에 유독 시차때문에 힘들어 하는 자서방 대신 시어머니께서 놀아(?)주시려고 하시는것 같다.

시어머니는 어제도 맥주를 사야하니 같이 가자고 하시더니 맥주보다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사주셨다. 

나는 새우칩 하나면 되는데 계산대에 줄이 길어서 먼저 가서 줄서있으라고 하시더니 어디로 급하게 달려가셨다. 화장실에 가시나보다 했는데 나중에 은색가방안에 종류별로 아이스크림을 많이도 가지고 오셨다. 마치 맛있어 보이는건 다 가지고 오신 듯한 모습으로 말씀 하셨다. 

“이거 네가 다 먹어야 돼. 나는 뱃살때문에 먹으면 안되거든. 맥주는 포기할 수 없지만 말이다.” 

내가 며칠전 장난으로 자서방한테 아이스크림 소릴 했더니 그걸 기억하고 계셨나보다.

덕분에 며칠째 아이스크림을 여러개씩 옆에 꺼내놓고 먹는 중이다 ㅎㅎ (사실 하나만 꺼내서 먹으면 시어머니께서 몇개 더 갖다 주신다. 더 먹으라고...)

이곳은 저녁식사가 늦어서 오후 늦게는 항상 배가 고픈데 그 덕분에 군것질이 습관이 돼 버렸다.

자서방은 신경쓰지 말고 많이 많이 먹으라고 하면서도 틈만 나면 내 배가 브리오슈가 되었다고 놀린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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