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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어머니께 요리를 배우라는 자서방

by 낭시댁 2019. 7. 22.

자서방은 시어머니가 무슨 요리를 하겠다고 하실때 마다 “우리 와이프도 그걸 배우고 싶어할 걸하며 부엌으로 내 등을 떠밀고 있다. 아닌데...

덕분에 자기는 혼자서 평화로운 낮잠도 즐기고, 요리 좋아하시는 시어머니는 같이 해서 더 즐겁고...거기다 운이 좋으면 내가 잘 배워서 태국가서 만들어 줄 수도 있는거..겠지만... 그건 습관이 될까봐 좀 생각해 봐야겠다.

오늘 아침에 늦잠 자고 내려왔더니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너 일어날때까지 기다렸잖니~ 어제 브리오슈 반죽 만든거 반죽해서 틀에 넣는거 보여주려구. 오후에는 네가 좋아하는 쥬올레(크림 카라멜)을 더 쉽게 만드는 법도 알려줄거야.”

“자서방이 브리오슈나 쥬올레 잘 만드는데요...”
라고 소심하게 말해보았지만 시어머니는 이미 너무 신나셔서 듣질 않으신다.

커피를 내리기도 전에 시어머니께서 부풀어 오른 반죽 덩어리를 몇번 더 반죽해서 틀에 넣으시는 걸 지켜보았다.  

고맙다 자서방아.. 나 정말 이거 배우고 싶었는데 정말 신난다...



브리오슈가 아직 한창 더 부풀고 있던 오후 시어머니는 쥬올레를 써머믹스나 스팀 오븐 없이 간단히 만드는법을 보여주겠다고 하셨다. 근데 실상은 전혀 간단하지 않았다...

우유에 바닐라를 넣고 데우다가 시어머니께서 계란이 없다며 사러 나가자고 하셨다. 집 근처 리들에 금방 걸어갔다 오면 된다고 하셨다.

우리 둘이 계란사러 간다고 했더니 어디 가는줄도 모르고 소파에서 졸고있던 자서방이 벌떡 일어나서 따라 나섰다.

“내 와이프가 가는데는 나도 가야지” 하고 자신만만하게 따라 나섰다가 차로 안가고 걸어가는걸 깨닫고는 늦은 후회를 하는 자서방.

자서방은 걷는걸 매우 싫어 하는데 특히 싫어하는게 땡볕에 걷는거ㅎㅎㅎ 그걸 했다 오늘.

아무튼 리들나들이는 꽤 즐거웠다. 

 

자서방은 35유로나 하는 와인을 세병이나 샀고 시어머니는 세일하는 분홍 장미 꽃다발을 세개나 사며 말씀하셨다. 

“이렇게 예쁜데 세개에 6유로밖에 안한다니~!!”

"이 와인은 원래 50유로 넘는건데.. 35유로면 더 사야지"

요즘에 너무 꽂힌 와인-생떼밀리옹 라꾸스포드-. 와인을 잘 모르는 내 입에도 엄청나게 맛있다. 리들에서 물건이 나올때 마다 자서방이 싹쓸이 했다. 



역시 리들이 저렴하긴 한가보다.



우리 시어머니는 장볼때마다 무거운건 직접 들겠다고 항상 고집이시다. 오늘도 나는 꽃만 들게 하시고-

크림카라멜은 결국 잘 안돼서 스팀오븐에서 한번 더 익혀서 완성이 되었다. 대신에 브리오슈는 아주 성공적으로 완성 되었다. 

 

진짜 너~~무 맛있어서 내가 두번이나 잘라먹었다. 

맨 위에 하얀것은 설탕이다. 이렇게 회오리 모양내는거는 아직 나에게 어렵다며 다음에 가르쳐 준다고 하셨다. 



눈치 없게도 자서방은 브리오슈가 너무 달다고 불평했고 시어머니는 단 한마디로 자서방의 입을 다물게 하셨다.

“넌 먹지마! 그거 니꺼 아니야!”

그리고는 나더러 다 먹으라고 하셨다. 네! 하고 웃으며 크게 대답했는데 시어머니께서 한마디 더 붙이셨다.

“너 떠나기 전에 브리오슈 한번 더 만들어보자. 확실히 배우려면 네가 직접 만들어 봐야지”

네... 그럼요... 하고 작게 대답하는데 이번에는 자서방이 웃고 있었다.
​​​​​

저..  장금이 안 할래요...

뽀나스짤~ 모웬과 이스탄불- 맨날 싸워도 이런 모습을 보면 형제가 맞다는 느낌- 우리 시어머니는 자꾸 내 시동생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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