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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싫은데 싫다고 시어머니께는 말 못한 이 음식

by 낭시댁 2019. 7. 28.

뚜르뜨? 프랑스 발음으로는 뚜흐-ㄸ 라고 하는 바로 이 음식! 

빵속에 고기가 들어 있는데 우리 시댁에서는 이것을 자주 저녁 식사로 먹는다. 

처음에는 시어머니께서 요리하는게 귀찮으신 날 먹는 음식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우리 자서방이 이것을 엄청 좋아해서 자주 먹는다는 사실.. 오늘 처음 알았다. 

아...

 

저녁 식사로 밥대신 이 마른 빵을 먹는 다는 것이 나로서는 적응이 쉽지가 않았다. 

 

토마토와 샐러드를 곁들이기는 하지만 뭔가 먹어야 할 것을 못 먹는 느낌이랄까..? 내 머리와 위장이 동시에 같은 불평을 하고 있는 느낌.. 

난 원래 매우 한국 토종 입맛에 길들여져 살아 왔으니까.. 저녁에는 따뜻한 밥과 찌게...

더 충격적인 것은! 이걸 먹으면서도 우리 시댁에서는 바게트 빵을 곁들인다는 것이다..

우리 시댁에서는 토마토에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곁들여서 먹는다. 그럼 뭔가 요리(?) 느낌으로 맛이 바뀐다.

우리 자서방은 이걸 정말 환장하며(?) 먹는다. 

시부모님께서 이미 식사와 후식을 마치고 떠나신 후에도 자서방은 남은 것을 모조리 다 먹고 있었다. 심지어 더 먹고 싶다고 해서 시어머니께서 부엌에 있던 작은 사이즈의 뚜르뜨를 오븐에 구워서 한번 더 갖다주고 가셨다. 가시면서 시어머니께서도 고개를 도리도리 하심...  

나도 진작에 식사를 끝냈지만 오랫동안 먹고 있는 자서방이 식사를 끝낼 때까지 옆에 앉아있어 주었다. 

"사실은 나 이거 안좋아해. 한두번은 먹는데 이번 세번째로 먹으니까 확 물려 버리는것 같다.." 

"아.. 정말? 나 사실 엄마한테 이번주 일요일에도 이거 먹자고 했는데.."

"아, 괜찮아. 당신 좋아하는거 잘 먹는 모습 보는거 나도 좋아. 나도 아예 싫어하는 건 아니고 그냥 별로 좋아하진 않는 다는 거지.. 방콕에는 이런거 안파나?"

"내가 방콕에서 비슷한거 다 먹어봤는데 이 맛이 안나서 다신 안먹어.. 완전 달라. 그리고 이 샐러드도. 나 이거 완전 좋아하는데 태국에서는 못 구하잖아" 

 

내가 이 샐러드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자서방이 한글로 검색해서 보여주었다. 음.. 한국에도 이건 없는거 같다. 

 

​​

 

"그래도 너무 많이 먹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뭐 좋다니 먹을 수 있을때 많이 먹어둬. 근데 나더러 브리오슈 뱃살이라고 놀리면서.. 넌 뚜르뜨 뱃살이네. 아~주 큰 뚜르뜨를 가지셨어" 

내가 자서방 배를 툭 치면서 말했더니 자서방이 막 웃는다. 

"뭐가 웃겨? 넌 뚜르뜨 뱃살을 가졌다는게 웃기냐?" 

"그만좀 웃겨ㅋㅋ 나 일단 이거 다 먹고 말해줄게" 

 

나중에서야 자서방이 하는 말;

"프랑스에서 비속어로 커다란 뚜르뜨는 멍청한 여자라는 뜻도 있거든. 그러니까 니가 나한테 커다란 뚜르뜨를 가졌다고 하면 그게 무슨 의미가 되겠니? ㅋㅋㅋ" 

아.... 

상관없어. 난 프랑스인이 아니니까.. 라고 말했지만 다시는 그말은 하지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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