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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시댁 고양이들과 깻잎 수확하기

by 낭시댁 2023. 10. 21.

아침에 리들에 갔다가 오는 길에 시댁에 들렀다. 
 
예전집에서는 시댁에 5분이면 갔는데 지금 집에서는 걸어서 15분이상 걸리는것 같다. 리들 가는 길목에 있는것도 아니라서 동선도 애매하게 길어지네... 예전집이 위치는 참 좋았는데...
 

시댁 무화과나무에 무화과가 여전히 달려있다. 팔을 뻗어서 하나 땄더니 빗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옷에 쓱쓱 닦고는 먹으면서 시댁에 들어갔다. 
 
기온이 뚝 떨어져서 내 볼이 꽁꽁 얼어있었나보다. (분명 좀 전에 전화할때는 벌써 일어났다고 하셨는데) 자다가 막 나오신 듯한 어머님께서 나랑 비쥬를 하시다가 내 볼이 너무 차가워서 펄쩍뛰셨다. 

얘들아 안녕? 반가운거 맞지? 

그치 반갑지 나도 반가워

이스탄불과 탈린과 차례로 인사를 나눈 후 밖으로 나가보았다. 

모웬이 구석에 멍하게 앉아있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냐옹거리며 반갑게 다가왔다. 역시 모웬이 최고야! 

내가 깻잎을 딸거라고 말씀드렸더니 나를 위해 뜨거운 차를 준비해 주신 어머님께서 샤워를 하고 내려오겠다고 하셨다. 

이스탄불은 저러고 멍하게 앉아있다가 내가 일어서자 앞장서서 정원으로 내려갔다.

깻잎 꽃이 폈다. 
오늘 마지막 깻잎 수확이 될 줄 알았는데 아직 더 기다렸다가 한번 더 수확해도 되겠다. 신난당
 

 

밤새 내린 비 덕분에 더 파릇파릇해 보인다. 

내가 심심할까봐 탈린이 내 곁을 끝까지 지켜주었다. 

아유 이쁜것... 소통이 안돼서 속이 터질것 같더니만 그 사이 이렇게나 철이 들었네. 

깻잎 따는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어머님께서 샤워를 마치고 내려오셨을때도 나는 여전히 깻잎을 따고 있었다. 

잎이 작은것도 많다.

이만큼이나 땄다. 한손에 다 잡지를 못해서 내려놓고 또 땄다. 

화분에 있던 깻잎들까지 따고... 
 
깻잎찜 해먹어야징. 
 
탈린, 이제 들어가자. 

테라스로 돌아올때도 이스탄불은 앞장서서 올라갔다ㅋ 

언니 같이가!

 

시부모님과 차를 마시는 동안 나는 고양이들에게 인기폭발이다. 모웬은 내 무릎에 몇번이나 올라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아유 이쁜이들...! 

점심때는 돼지고기를 간장에 재웠다가 구워서 상추+깻잎 쌈을 싸먹었다. 얼마나 맛있게요!! 

남은 깻잎으로는 깻잎찜을 했는데 이번에는 먼저 찌는 대신에 양념을 바른 후 전자렌지에 쪄봤다. 

그 많던 깻잎들이 찌고나니 이렇게나 줄어드네!!?? 
 
우리 엄마가 이걸 보시더니 펄쩍 뛰셨다. 깻잎을 먼저 찌고 양념을 발라야하는데 내가 잘못했다면서 말이다ㅎㅎ 
사실 맛을 보니 엄마 방식대로 먼저 찌고나서 양념 바르는게 더 맛있는것 같긴하다. 양념에 섞은 양파랑 당근까지 익어버리니 물이 더 많이 생긴듯 하다. 하지만 이것도 나는 금방 먹어치울 것이다. 어찌나 맛있는지...!!
 
머나먼 프랑스땅에서도 고향의 맛을 느낄수가 있으니 너무 좋다! 
 
 
어릴적 온 식구들이 둘러앉아 깻잎을 차곡차곡 손질하던게 생각난다. 방안에 깻잎향이 가득했드랬다. 마치 전원일기의 한 장면같이 느껴진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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