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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어머니 덕분에 처음 먹어본 신기한 아티초크

by 낭시댁 2023. 5. 26.

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프랑스인 시어머니도 미신을 믿으신다.
 
 
장보러 갈때 종종 만나는 신기하게 생긴 이 야채의 이름은 아티초크. 꽃? 잎?.. 열매인가...?

시어머니의 절친이신 마리필립여사님이 좋아하셔서 시부모님께서 몇번 사다드리는걸 본적이 있는데 볼때마다 저건 어떻게 먹는건가 참 궁금했었다. 

이번에 시어머니 덕분에 그 궁금증을 풀수 있게 되었다. 어머님께서 아티초크를 요리해서 나를 점심식사에 초대해 주신 것이다. 

시댁으로 갔더니 어머님께서는 점심식사 준비를 모두 마치셨고, 아버님은 정원에서 바쁘게 일을 하고 계셨다. 

 
"미셸! 요용 왔어요. 식사 먼저 합시다!" 
 
아버님께서는 알았다고 하시면서도 계속해서 일을 하고 계셨고 성격 급하신 어머님께서 급기야 언성을 높이셨다. 
 
"배고프다고요! 우리 일단 식사 먼저 하고나서, 이따 다같이 일해요. 요용도 일 거들어줄거예요." 
 
제가요? 갑자기 내 이름 나와서 화들짝ㅋ
 
"네, 뭐든지 제가 이따 할게요. 모웬도 있고 이스탄불도 있고요 ㅎㅎㅎ" 

니들도 밥값해야지? 이따 같이 일해야 된다?

자신만의 세상에서 사는 막내와는 오늘도 교감 실패다. 탈린은 하늘과 교감하는 중이다. 

빵상…

우선 전채요리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아티초크가 등장했다. 

물에 불렸다가 삶아진 아티초크

그냥 이대로 먹는다고요? 
 
어머님께서는 소스(머스타드 베이스)를 부어주셨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도대체 어떻게 먹는건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어머님의 시범을 보고 따라해 보았다. 


이파리는 먹지 않고, 안쪽 끄트머리만 소스에 찍어서 먹는거였다. 바가지에 이파리들이 수북하게 쌓이는걸 보니 마치 꽃게를 발라먹는 기분도 들고... 
 
"통채로 다 먹는 작은 사이즈도 있어."
 

이파리를 하나씩 뜯어먹다보면 이렇게 버섯모양으로 바뀐다. 
 
"이렇게 가운데를 분리하면 심장이 나온단다." 
 
심장이라고요...? 

심장을 반으로 쪼개다니...읔
 
어머님을 따라서 나도 쪼개봤다 심장.

이파리가 연결된 이부분은 소스에 찍어서 먹을수 있는 부분만 잘 깨물어 먹고-
 
반대편은 먹을게 더 많이 나온다. 

하얀 심지를 제거하면 나머지 부분은 통채로 먹어도 된다. 
 
"이 부분만 냉동으로 판매되기도 한단다." 

처음 먹어본건데 뭔가 낯설지 않은 맛이었다. 옥수수와 감자의 중간맛 정도랄까...? 식감은 삶은 밤같기도 하고…
내 표현에 시부모님은 두분 모두 수긍이 안되시는지 갸우뚱 하셨다.

아버님께서는 와인을 한병 오픈하셨는데 내 컵에 따라주시면서 이렇에 말씀하시며 피식 웃으셨다 
 
"걔가 있었으면 이 와인 맛없다고 투덜투덜했을거야." 
 
바로 우리 자서방 이야기임ㅋ 
 
자칭 레드와인 전문가라고 큰소리치는 우리 남편이 없으니, 우리는 그저 맛있게 즐겼다. 
 
 
아티초크를 다 먹고나서 어머님께서는 메인음식들을 가져오셨다. 

생선에 빵가루를 입혀 구운 요리인데, 냉동식품을 구매하신거라고 하셨다. 

구운감자와 버섯+줄기콩.  

생선도 담백하니 너무 맛있고 아티초크부터 맛이 없는게 하나도 없었다. 다 먹고나서 후식으로 달디 단 귤(만다린)도 두개나 까먹었다. 
역시 시댁에 오면 다 맛있음ㅋ
 

밥 먹었으니 이제 일할때가 된 것인가...? 
 
우리가 밖으로 나오니 팔자좋은 고양이 삼남매도 따라 나와서 우리를 감독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할일은 허브 모종들을 큰 화분으로 옮겨심기! 
 
배부르고 날 좋은 오후에 이뤄진 정원 노동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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