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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며느리 파티 복장 챙겨주시는 시어머니

by 낭시댁 2023. 11. 22.

에리카 커플이 이번에도 엄청난 무료 이벤트 정보를 물어?왔다!
파티 이름은 무려 ‘스타니슬라스의 미친파티’ 란다. La folle soirée de Stan

댄서들과 스윙음악 오케스트라, DJ가 함께 하는 라이브 음악공연인데 특이하게도 낭시 도서관 스타니슬라스관에서 열린다. 책으로 가득한 그 오래된 도서관에서 파티라니 상상이 안간다!  
프랑스인들은 정말 재미를 아는구나.


의외로(?) 춤을 좋아하는 에리카 남친, 마이크의 정보에 의하면 이날 출연하는 스윙 음악밴드들은 하나같이 로렌지역에서 알아주는 팀들이라고 한다. 재즈를 좋아하니까 이것도 좋아할 거라고. 라이브 음악만 듣는게 아니라 댄서들도 있고 다같이 춤을 추는 코너도 있다고 한다. 

안내문 맨 마지막에는 바로 이 스타니슬라스관이 탄생한 해인 1930년대 복장으로 더 미친 파티를 만들자는 내용이 있다. 음…
이건 좀 부담이 되는 걸... 
 
에리카가 시키는대로 우선 온라인 신청을 했다. 무료 행사지만 인원수를 제한하기 위해 선착순으로 참석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30년대 패션이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롱스커트가 돋보였다. 내가 롱치마가 있던가...? 아! 있다! ㅋㅋ 
작년 크리스마스때 시어머니께 선물로 받았다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 여태 방치해 둔 게 하나 있네. 대충 롱 치마에 내 웃도리를 매치해 입어보니 나쁘지 않은것 같았다. 
 
근데 구두가 없네. 시어머니께 한번 여쭤봐야겠다. 
 
어머님께 내가 롱치마를 코디한 사진을 보내드리며 이벤트 정보와 함께 구두 좀 빌려달라고 메세지를 보내보았다. 
 
[구두 많지! 너한테 맞는게 있는지 와서 신어보렴. 스타킹도 나한테 새거 있으니까 사지말고.]
 
역시! 우리 어머님은 없는게 없으시다. 어머님은 도라에몽이신가욤

 
시댁에 갔더니 벌써 거실테이블 위에 스타킹을 여러개 찾아놓으셨다. 오래전에 사놨다가 안신으신거라 하셨다. 
 
하나는 너어무 화려해서... 단순한 스타킹으로 하나 골라잡았는데 나더러 다 가져가라고 하셨다.
 
"이거는 안 예쁘니? 무늬도 있는데." 

 
"완전 프랑스 스타일이네요. 이런 스타킹 처음봐요. 프랑스 영화에서 옛날 여자들이 흰색 스타킹 이런거 신은거 본 적있는거같아요."
 
나는 몰랐지만 샹탈 토마스는 유명한 란제리 브랜드라고 한다. 어머님은 자꾸만 이걸 강력추천하셨다ㅋㅋ 
 
"저 어차피 롱치마 입을거라 무늬도 잘 안보일거예요." 
 
"치마 한번씩 들어서 보여줘. 이렇게 이렇게." 
 
어머님 그건 그건 캉캉춤이잖아요... 
 
 

 
신발도 하나 얻었다. 30년대 컨셉이라고 했더니 딱 맞는걸 꺼내주셨다. 좀 커서 어머님이 주신 깔창을 깔았다. 
굽도 적당하고 예쁘다. 
 
"나는 이제 거의 신을 일이 없으니 너 가져가서 신거라."
 
이런식으로... 점차 나는 우리 시어머니의 스타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지...ㅎ
 
 
어머님은 재작년에 선물로 주신 롱치마를 내가 이제서야 입는 다는 사실이 기분 좋으셨나보다. 
 
"거봐, 그 치마 예쁘다니까... 다만 내가 같이 준 셔츠랑은 매칭이 별로일 수는 있어..." 
 
관련 포스팅: 크리스마스 선물 바꿔달라는 며느리가 또 있을까...
 
초록색셔츠는 바지랑 매치해서 잘 입고 있는데 이 롱치마는 여태 상표도 안뜯고 그대로 방치해 뒀었다. 2년만에 처음 입는 걸 보신 어머님은 계속 치마가 이쁘다고 나를 세뇌시키셨다. 그럼요 치마 예쁘지요... 그저 제 스타일이 아닌거지요...
 
"그 치마 위에 풍성한 니트랑 입어도 이쁠거야." 
 
"저 풍성한 니트 없는데요." 
 
"내가 사줄게. 조만간 쇼핑하러 나가자." 
 
"음.... 그럼 윈터세일하면 그때 가요." 
 
올해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인지 벌써 눈치를 채 버렸넹.
 

잠시 후 어머님은 벨트도 하나 가져오셨다. 30년대 스타일로 벨트까지 하라고 하시며.
네 감사합니다. 
 
 
근데 막상 파티에 갔더니... 30년대 의상대신에 그냥 한여름 복장으로 예쁘게 입고 온 사람들이 많아서 좀 무안했다ㅋㅋㅋ 나만 추울까봐 꽁꽁 싸매고 왔나베... 신발도 내 친구는 여름 샌들이었다. 

 
그래도 에리카가 준 소품들을 더해서 나는 당당히(?) 재미있게 놀다 왔다. 
 
 
파티 에피소드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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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날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혼이 빠진 고양이.gif
프랑스 크리스마스 대표메뉴, 푸아그라
내가 잘 먹으면 시어머니께서는 고맙다고 하신다.
시댁에서 크리스마스 케잌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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