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에서 일하는 자서방은 환자들이나 동료들이 가져다준 다양한 선물들을 집에 가져올때가 있는데 햄버거나 과일들일때가 많다.
처음엔 여자가 줬냐 왜 줬냐 몇살이냐 꼬치꼬치 캐물었는데 대부분 나이가 많은 분들인걸 이제는 알아서 감사히 잘 먹고있다.
자서방은 과일을 잘 먹지 않아서 대부분 내 입으로 들어가는걸 그사람들은 알까..
어제 퇴근해서 돌아온 자서방이 가져온 건 바로 포멜로.
완전 코코넛사이즈다.
며칠전 신서유기에서 중국 자몽이라고 나오던데-
정말 크다.
필리핀에 살때 자주 먹었다. 그때 포멜로가 유명한 지역이 있어서 거기서 난 포멜로만 사먹었드랬는데 지금이 기억이 안난다. 하나를 가지고 여럿이 둘러 앉아 까먹었는데 오늘은 나혼자 씨름을 하기로 했다.
진짜 코코넛같이 생겼다.ㅎㅎ
칼집을 길게 네군데 내고 손으로 낑낑거리면서 껍질을 깠다.
역시 쉽지가 않구나..
참고로 난 오렌지 먹을때도 이렇게 먹는다.
아침먹고나서 후식으로 먹겠다고 낑낑거리며 까고있으려니 출근하던 자서방이 빵터졌다. 마치 나혼자 코코넛들고 차력소하는 기분이 들었다.
자서방은 오늘 VVIP가 일찍 예약돼 있다고 일찍 출근하는 길이었다.
드디어 큰 껍질은 다 깠는데... 여전히 코코넛같은 자태..
포멜로는 속껍질이 쓰기때문에 안먹는다. 요렇게 알맹이만 빼먹는거-
태국에선 길거리에 이렇게 포장해서 팔고있는걸 자주 볼 수 있는데 새삼 이렇게 까기가 힘든거였구나 싶다.
대신 태국에선 맨손으로 과일 자르고 손질하다가 그 손으로 돈도 받고 다시 그손으로 그대로 과일손질하고 하는걸 자주 볼 수 있다는 사실;;
알맹이 부서지는건 입으로 넣고 큰 알맹이는 통에 담았다.
단맛이 약간 더 있으면 좋겠지만 그럭저럭 새콤달콤하다.
포멜로의 매력은 역시 입앗에서 터지는 굵은 알맹이
역시 혼자서 하나를 다 먹는건 무리인듯-
어차피 까다로운 자서방은 포멜로를 먹지 않으므로 반통은 남겨놨다가 다음에 까먹기로 했다.
손가락이 급피곤해 지는 기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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