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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태국

샤이니를 사랑하는 일본인친구 (ft.일본가라오케)

by 낭시댁 2017. 3. 6.

 거의 매 금요일마다 나는 중국인과 일본인 동료와 저녁을 먹는다. 일주일간 고생했다고 우리끼리 자축하는 의미랄까 ㅎ

이번에는 가요코가 방콕에 살고 있는 또다른 일본인 친구를 데리고왔다. 

처음 한인타운에서 만나서 한식으로 다같이 저녁을 먹었다. 새로 만난 일본인 친구는 어찌나 예쁘고 발랄한지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케릭터였다. 그녀는 메뉴에서 갈비찜을보자마자 환호하기도했다. 

그리고 한국어를 곧잘해서 깜짝 놀랐다. 

"저는 한국을 너무 사랑해요. 샤이니를 가장 사랑하고요. 한국어도 혼자 공부했어요." 

"한국인 남자친구 너무 원해요. 그런데 여기서는 다 관광객뿐이에요. 아는 사람 소개시켜주세요" 

아 저런저런.. 

내가 아는 방콕 한국남자들은 유부남이거나 여친이 있거나... 밤의 황제거나... ㅎㅎ

휴대폰에 가득 저장돼 있는 샤이니사진을 계속 보여주는데 미안하게도 나는 멤버가 누군지도 모른다; 

"샤이니가 얼마나 유명한데 몰라요? 몰라요? 왜 몰라요?"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그녀ㅎㅎ 

샤이니같이 잘생긴 한국남자를 방콕에서 본적이 없다고 했더니, 

"아니에요 한국남자들 키도 크고 다 잘생겼어요" 라고 한결같은 믿음을 ㅎㅎㅎ 

한인 타운에서 저녁식사를 마친후 가라오케를 가자는 성화에 내가 한인타운 윗층에서 노래방을 본적이 있으니 가보자고 다같이 데리고 당당하게 올라갔다. 드디어 한국 노래방을 보여줄 기회가 왔구나.. 

그런데 한인타운 2층과 3층에 노래방을 모두 둘러보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건전한 노래방이 아니었다. 입구에서부터 야시시하게 옷을 차려입은 언니들이 우리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도 들어가서 한시간에 얼만지 물어보니 한국인 여사장님께서 2천바트에 술은 500바트이상 시켜야 한다고 해서 그냥 나와버렸다. 미안 얘들아.. 한국노래방은 한국에서 가보는걸로 ㅎㅎ

결국 가요코가 모바일로 잠시 조회하더니 통로에 있는 Family Karaoke를 찾아냈다. 이름도 참 건전하지.. 가족 노래방이라... 나는 아무리 찾아봐도 한국인 노래방은 건전한데가 안보였다;; 한국 노래방 꼭 보여주고싶었는데.. 현란한 사운드와 조명과 커다란 스크린을... ㅠ.ㅠ 

 

택시를 타고 도착했더니 완전 일본에 온듯한 비쥬얼의 장소로 도착했다. 

1층에 있는 식당이 치킨으로 굉장히 유명하다고... 2층에 노래방이 보였다. 

위치: 32 Sukhumvit soi39 Klongtonnua , Wattana Bangkok 10110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완전 건전한 분위기 ㅎㅎ

일본인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고 실내 전체에 너무 좋은향이 났다. 방금 가본 한국노래방과 너무 다른 분위기.

바로 옆에 보이는 다다미방 가라오케에 잠시 문화충격을 받았다. 왠지 막 기모노입고 무릎꿇고앉아서 노래할것같은 ㅎㅎ 

다행히 우리가 안내받은 곳은 일반 소파가 있는 방이었다. ㅎ

 

 

 

템버린과 함께 소리나는 곤봉이 있다. 다음날 어깨가 아프더니 이걸 너무 휘둘러서 그랬다는걸 지금 막 깨달았음 ㅎㅎ

내가 이렇게 친구들 만나고 늦게 귀가하는날엔 술냄새에 예민한 자서방이라 나는 술대신 사과주스를 시켰다.

참고로 자서방은 친구만나고 늦게 술냄새 풍기면서 들어온적이 없다. 나랑 같이 만나거나 혹은 일찍 들어온다.  

일본인 그녀들은 아주 신이 났다. 모닝구스메.. 심지어 무슨 만화영화 노래도 부르더라 ㅎㅎ

우리는 모두 옛날사람들이라 하나같이 최소 십년넘은 노래만 불렀다. 

나는 일본인과 중국인들의 신청곡을 받아서 HOT와 소녀시대 노래도 부르는가 하면 강남스타일로 다같이 말춤을 ㅎㅎ 강남스타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한번 깨닫게된 순간이었다. 일본인 새친구는 소녀시대노래에 맞추어 안무를 어찌나 잘하는지.. 누가보면 한국인인줄알겠다.ㅎ 

한국어와 중국어 노래가 있긴하지만 노래를 고를수 있는 책이나 리스트가 없고 그냥 리모콘으로 가수나 곡명으로 검색해야 하는데 우리 가엾은 에바는 결국 아는 노래를 찾지 못했다. 스스로 너무 실망하고 있길래 내가 궁여지책으로 ㅋㅋㅋ 두리안이라는 가수가 중국어노래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불렀던 옛날노래 I'm still loving you를 예약해 주었더니 급화색이 돌아서는 그걸 중국어로 따라 불렀다.ㅎㅎ

에바는 이후에 마룬5의 신곡 몇개를 더 예약했지만 유명한 후렴구빼고는 따라 부르지 못한다는 현실에 깊은 좌절감을 느끼는듯 했다. ㅋㅋ 나는 강남스타일을 두번이나 불렀다. 마무리로 한번더 하자는 요청에... 다른 아는노래가 바닥난거지..

가요코에게 새친구는 저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왜 아직 남친이 없는건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더니 가요코가 의미심장하게 한마디 해주었다.

 

"눈이 높아..."

아.. 그러하구나...

부디 방콕에서 그녀의 샤이니를 찾을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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