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선물을 대하는 시어머니와 친정엄마의 차이

by 낭시댁 2017. 3. 16.

우리 시어머니는 자식들이 본인들을 위해 돈을 쓰는것을 극도로 말리신다. 

외식을 할때도 저얼대로 계산을 못하게 하시는데 딱 한번 계산서를 받기전에 자서방을 시켜 카운터에 가서 미리 계산을 했던 그 이후부터는 아예 식사가 끝날무렵에 자리에서 일어설때마다 경계를 하곤 하신다. 

같이 여행을 가면 호텔비도 미리 우리 몰래 계산을 하시고 선물을 사주시는걸 워낙 좋아해서 뭘 보고도 맘에 든다는 말도 나는 잘 하지 않게 된다. 

시어머니의 생신이 다가오자 자서방은 그동안 사진찍는걸 좋아하시는 시어머니께서 휴대폰 용량이 적어 여행가실때 불편해 하시던걸 기억해 내고는 용량이 큰 휴대폰을 사 드리자고 했다. 문제는 비싼걸 사드리면 정색을 하시니 최신형 말고 구형아이폰으로 사드리기로 했다. 

방콕에 있는 MBK에서 발품을 좀 팔아서 저렴하게 아이폰6 새제품을 구입할 수가 있었다. 우리 자서방은 흥정의 고수 ㅎㅎ 

새 휴대폰을 포장해서 생신 당일 받아보실 수 있도록 프랑스로 부쳤다. 미리 절대 말씀을 드리지는 않았다.

생신 당일 드디어 선물이 전달되었고 곧 시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시어머니께서는 왜 이런데 돈을 쓰냐며 살짝 언성을 높이시다가 결국에는 고맙다고 마음에 든다고 하시면서도 자꾸 돈을 부쳐주시겠다고 고집을 피우셨다. 

사실 우리도 마음이 조마조마하던차였는데 우리 둘다 "역시나~" 하며 같이 웃었다. 시어머니의 고집을 꺽느라 고생하긴 했지만 말이다. 


자, 이제 우리 친정엄마는 ?

예전에 나 혼자 한국에 휴가를 갔을때 자서방이 선물을 보내준적이 있었다. 화장품 바디용품 세트였는데 제법 고가였지만 브랜드이름은 까먹었다.  우리엄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어린이처럼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당장 인증사진을 찍으라고 포즈를 취하셨다. 자서방한테 보내라고 ㅎㅎ 

자서방에게 이 사진을 보내주며 우리엄마가 선물을 너무 마음에 들어하신다고 고맙다고 전해달랜다고 말해줬더니 자서방도 좋아했다. 

문제는 제품을 하나씩 꺼낼때마다 인증사진을 계속 찍어서 자서방한테 보내줬는데 자서방이 나중에는 별거아닌 선물에 엄마가 너무 심하게 좋아하시니까 오히려 자기가 부담스러워 몸둘바를 몰라했다. ㅋㅋ 

진심 우리엄마는 이걸 두고두고 사람들한테 보여주며 자랑하셨다. 오래오래 ㅎㅎ 


모니모니해도 우리엄마는 용돈을 가장 좋아하신다. ㅎㅎㅎ 

자서방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용돈문화. 선물도 좋아하긴 하시지만 선물로 드리면 마음에 안들어하실때가 있어서 자서방한테는 엄마가 필요하신거 직접 구입하시도록 하는거라고 설명해줬다. 이해할랑가는 모르겠다만 ㅎㅎ

그나저나 예전에 혼자 살때는 회사에서 보너스 받을때나 어버이날 혹은 생신때 종종 큰돈을 보내드리곤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횟수나 액수가 심하게 줄어들었다. 음음 미안해요 엄마... 근데... 이거 유럽식................. 농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