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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손끝상처에 최고 액체 밴드

by 낭시댁 2017. 5. 9.

전사 화상 미팅도 빼먹고 집에 일찍 왔다가 벌을 받았나보다. 부사장님 명령으로 전체 직원들이 밤 10시까지 남아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몸이 안좋다고 집에서 화상으로 참여하기로 하고 일찍와서 저녁에 먹을 샐러드를 만드려다가 채칼에 손끝을 베고말았다. ㅠ.ㅠ 

채칼이 이렇게 무섭다. 

채칼에 손을 벤건 이번이 두번째다.
스무살 겨울방학때 동네 바베큐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 했는데 기본안주로 나가는 양배추를 출근하자마자 항상 한통씩 채칼로 썰어놔야만 했다. 그때 채칼로 손을 꽤 많이 베었는데 괜히 남들 신경쓰는게 싫어서 피가 나는걸 휴지로 둘둘 감고 비닐 장갑을 끼고 다시 고무장갑을 낀채로 하루일을 마쳤던 기억이 있다.  퇴근할때서야 사장님이 보시고는 미련하다고 막 혼내셨었는데 ㅎㅎ 그날 이후 사장님이 더 이뻐해주셨던것 같다.  

오늘도 남편한테 혼나겠구나..

엄지손가락끝을 손톱과 함께 스윽 베었는데 살점이 떨어진 상태는 아니라 약 바르기가 여간 애매한게 아니었다. 

밴드를 붙였는데 금방 다시 피가 올라와서 일하는 남편한테 사진을 보냈다. 밴드 붙이기 전의 모습은 혐오짤이라 나 혼자 간직하는걸로... ㅎ

"뭐야 왜그런건데"

"남편 나 양배추 썰다가 손벴어 손톱도 약간.. 아마 일찍 집에와서 벌받았나봐" 

"으...." 

"근데 피도 계속 나고 이대로는 설거지도 못하겠다. 집앞에 나가서 방수밴드 찾아볼까봐"

"아니야. 그냥 있어봐. 금방 퇴근하니까 내가 가서 알아서 해줄게"

잠시후 퇴근해서 온 남편은 옷도 안갈아입고 바로 알콜이랑 약을 가져왔다. 

알콜로 소독한 후에 발라준건 바로 이 액체 밴드! 

이런거 나는 난생 처음 보는거라 집에 이런게 있는지도 몰랐다. 

매니큐어처럼 생겨서 그냥 상처위에 발라주기만 하면 그대로 굳는다. 굳고나서도 꼭 매니큐어 같다. 

작은 상처나 밴드붙이기 애매한 위치에 이용하는데 이렇게 밴드 붙이기 애매한 손끝에 안성맞춤!! 

이날 한번 바른게 3일이나 갔다.

덕분에 샤워나 설거지도 물 안닿고 할 수 있었고 염증등의 염려는 없었다.  

프랑스에서 사온거라는데 조회해보니 각국에서 판매되고있는듯 하다.

3일 지나고 자연스레 벗겨졌을때는 이미 상처가 대부분 아물어있었다. 

문제는 손톱이 갈라져있어서 머리 감다가 그 사이로 머리카락이 끼어들어가서 완전 소름;;; 

손톱까지 벗겨지면 심각하겠다 싶어서 이걸 한번더 바를까 하다가 남편의 조언대로 투명 매니큐어를 발라줬다. 이것보다 매니큐어가 튼튼할 거라는 남편의 조언이 적중했다. 

이제 겁나서 정말 채칼 못쓰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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