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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경유 항공편이 1시간 전에 갑자기 캔슬되다니...

by 낭시댁 2017. 6. 25.

남편과 프랑스 시댁에 가기 위해 방콕에서 기분 좋게 루프트한자 항공편에 올랐다.


루프트한자 프리미엄이코노미를 전에 한번 타 보고는 너무 만족스러워서 계속 여기로 이용을 하고 있다. 

방콕에서 프랑크푸르트에서 경유해서 룩셈부르크로 가는 일정인데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이용하는 경우 프랑크푸르트에서 25유로인가를 내면 비지니스 라운지도 이용을 할 수가 있어서 경유 항공편을 편하게 기다릴 수가 있어서 너무 좋다. ​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 룩셈부르크로 가는 항공편을 4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우리는 라운지에서 아침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앉아서 여유있게 수다를 떨며 시간을 금방 보냈다. 

시간이 다돼서 나오는길에 라운지 안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혹시나해서 우리 항공편을 찾아봤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지를 않는다. 우리가 가야할 게이트에는 전혀 다른 항공편명이 나왔다. 뭐 별일 아니겠지 하고 나와서 게이트를 찾아서 걸어가는길에 게이트 검색을 할 수 있는 스크린이 있어서 한번더 조회를 해 보았다. 우리가 가는 편명을 입력했더니 그제서야 "취소"라고 허무한 결과가 나왔다. 

우리는 둘다 완전 멘붕이 와서 잠시 어쩔줄을 몰라 두리번 거리다가 마땅히 물어볼데도 없어서 라운지로 되돌아와서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요 앞에 루프트한자 서비스 센터가 있으니 거기로 가보라고 한다.

서비스 센터로 들어와서 앞에 직원에게 또 설명을 했더니 번호표를 뽑아서 기다리라는 건조한 답변을 받았다. 번호표를 뽑았는데 앞에 대기자 인원이 굉장히 많아보였다. 이미 시부모님은 룩셈부르크 공항으로 우리를 데리러 나오시는 중이셨다. 한시간도 안걸리는 거리인데.. 출발 시간이 이미 지났건만... 앞에 대기자들이 많아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앉아있을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기다려 우리 순서가 돼서 창구직원에게 우리 편명이 취소됐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 물으니 마치 감정없는 로봇이랑 대화하는 듯한 기분이 들만큼 여직원의 응대가 나는 차갑고 느리게만 느껴졌다. 한~~~~ 참을 컴퓨터를 두드리더니 한다는 말이 "취소된거 맞다"는 답변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냐물으니 또 한~~~~참을 두드린 후에 하는말이 "다음 편명은 만석"이란다. 나는 좀 짜증이 나서 가장 빠른 편명으로 알아봐 달라고 하니 다시 로봇 언니는 오랫동안 컴퓨터로 빠져들었다. 한국의 빠른 서비스가 참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직원은 최종적으로 뮌헨으로 한번더 경유해서 다시 룩셈부르크로 가는게 가장 빠르다는 답변과 함께 7유로짜리 스낵 상품권 두장을 내밀었다. 최소 3시간은 더 걸리는 일정이었다. 남편이 취소된 이유가 뭐냐 물어보니 이언니 살짝 짜증나는 표정을 짓고는 "테크니컬 이슈"라고 짧게 대답하며 뒤에 다른 손님을 흘끔 쳐다본다. 본인 할일은 다했으니 어서 우리가 사라지길 바라는 표정이었다. 내가 7유로 스낵권을 챙기며 이게 우리 보상의 전부냐 물으니 옆에 놓여있던 보상 규정 팜플렛을 집어주면서 이거 읽어보고 고객센터로 연락하라고 하며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자서방이 슬쩍 내 어깨를 땡기며 걸음을 옮겨서 우리는 같이 걸음을 옮겼지만 너무나 허무했다..ㅠ.ㅠ

이메일을 찾아보니 자서방은 아무것도 못받았고 나는 한시간전에 결항안내 이메일이 하나 와있기는 했다. 근데 결항 이유라던가 대체 편명에 대한 세부정보는 없고 그냥 "My Booking"을 계속 확인하면 곧 업데이트 될거라고만 돼 있었다. 로그인해서 내 예약을 다시 확인해 봤지만 대체항공은 잡혀있지 않았다.  

"난 정말 경유하는거 너무 싫은데 결국 한번더 경유를 하네.. 프랑크푸르트,, 뮌헨.. 다시 룩셈부르크..... 부모님은 벌써 룩셈부르크에 도착하셨겠지?" 

"응 내가 이미 전화로 알려드려서 지금 두분이서 공항 까페에 앉아 커피드시고 계시대. 근데 너 발음 진짜 웃겨, 프랑크푸르트 룩셈부르크 ㅋㅋ" 

"왠일이야? 맨날 나보다 더 짜증내더니 이번에는 꽤 긍정적인데?"

"뭐 어쩌겠어 그나마 우리가  빨리봐서 3시간만에 가는거지, 우리보다 더 고생한 사람들도 엄청 많을거야. 아무튼 내가 나중에 고객센터 전화해서 보상건 확인할게" 

"다른건 몰라도 시부모님 오래 기다리시게 하는게 제일 마음에 걸려서 그래. 그나저나 독일에는 왜이렇게 밭이 많아. 저 아래에 온통 밭이네.."

공항에 도착하니 시부모님께서 여전히 환한 얼굴로 맞아 주셨다. 내가 늦어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시어머니께서는 아니라고 손을 저으시며 간만에 시아버님과 데이트하셨다고 좋았다고 하신다. 역시 긍정왕이시다. 

"남편, 우리 이번 여행이 재밌을려고 하나봐. 불운은 이걸로 다 쓴거라고 믿자"

"아 그럼 우리 복권 사야겠다?!" 

정말 우리는 다음날 복권을 샀다. ㅎㅎ 자서방이 복권값을 내길래 내가 다시 자서방에게 돈을 주며 말했다. "이건 내 복권이야- 당첨 확인도 내가 보는데서 해야돼! "

쓸데없이 당첨금때문에 싸울까봐 미리 소유권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 ㅎㅎㅎ 진짜 쓸데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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