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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요리

맛있는 홈메이드 피자 (치즈대신 휘핑크림)

by 낭시댁 2019. 8. 29.

피자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주말마다 피자를 시켜먹고 있는데 이번주말에는 점심식사로 자서방이 "정말 맛있는" 피자를 직접 만들어 주겠다며 팔을 걷고 나섰다. 

우리 자서방은 오래전부터 피자를 종종 구워주기는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맛있는" 피자를 구워 준다고 하니 뭐가 다른게 있으려나 하고 기대를 안고 지켜보았다. 

피자 도우는 내꺼랑 자서방꺼 두개를 따로 반죽해서 만 하루 정도 냉장 숙성을 시켰다. 

타임을 잔뜩 넣어서 점박이 돌맹이같네... 

피자용 밀가루를 사용했는데 나는 얇은 도우를 좋아해서 200그램, 자서방은 두꺼운 도우를 좋아해서 300그램으로 만들었다. 

 

하루가 지나자 두배 이상으로 부풀어있었다. 

토핑은 매번 할때마다 다른데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굽는거라고 좀더 다채롭게 넣어주었다. 

양송이, 올리브, 치킨햄, 소세지 그리고 매콤한 초리소.. (살라미같이 생겼는데 아니라고.. 이건 초리소라고 한다... 내겐 너무 어려운 소세지의 세계)

소세지는 데리야끼와 타바스코 소스를 넣고 졸여서 올렸다. 

내꺼에만 양파를 추가하고 싶었는데 토핑이 너무 많아서 패스-  

비록 ​치즈는 안들어간 피자지만 토핑이 이렇게 푸짐하니 허전해보이지가 않았다. 

그리고 치즈대신에 자서방이 넣은 비밀 재료가 있다.

​바로, 휘핑크림이다. 

크림파스타를 자주 해 먹어서 항상 냉장고에 휘핑크림이 있는데, 자서방이 그걸 보더니 창의력을 발휘했다. 

 


 

정말 맛있을까 싶었는데 이 휘핑크림이 신의 한수였다. 

​이건 오분에서 굽고나온 피자모습이다. 

냄새가.. 세상에나... ​

이건 두번째로 구운 자서방 피자- 

내꺼랑 똑같지만 도우가 더 두껍다. 

뜨거울때 피자 아래에 습기가 찬다며 자서방이 컵을 받추고 살짝 식혔다. 

피자를 백프로 즐기기 위해 내가 미리 준비해 둔 콜라와 함께 피자를 한판씩 먹으면서 어벤져스1편을 보았다. 

내가 어벤져스1편을 안봤던가.. 처음 보는것 같은 신선함... 지난번 토르 1편을 볼때처럼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진짜 안본거일수도 있으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휘핑크림이 재료들을 한데 어울러 주는 느낌이랄까... 우유의 고소한 맛도 맛이지만 뭔가 재료들을 촉촉하게 감싸주는 느낌이라 치즈의 훌륭한 대안이라고 생각되었다. 

 

 

자서방은 혼자서 한입씩 먹을때마다 알수없는 신음소리를 내며 자화자찬.. 피자헛 저리가라며...  

당연히 시켜먹는 기름진 팬피자보다 훨씬 건강하지...  특히 도우가 더 맛있다. 

 

피자 사진을 시어머니께 보내드리고 정말 맛있는 피자를 먹고 있다고 자랑을 해보았지만 시어머니의 답변은 냉정하고 짧았다. 

"안됐다." 

무슨 말씀이시냐니까, 치즈안먹는 남편때문에 치즈없는 피자를 먹고 있는 내가 너무 안됐다는 말씀이란다. 

아.. 그런 생각을 나도 몇년전까지는 여러번 했다. 이제는 그런생각 전혀 안든다. 치즈를 못먹게 강요하는것도 아니고.. 예전에는 내가 요청하면 내 피자에만 치즈를 뿌려서 구워주기도 했다. 

사실 휘핑크림 피자라니 어디가서 이런걸 먹어보겠나싶은 마음이 더 많이 든다. 요리 잘하는 남편이라 더 고맙고.. 

시어머니께는 그냥 긴말 하지 않고 이것도 맛있다고만 말씀드렸다. 

우리 시어머니는 입맛까다로운 자서방이 장가가서 너무 후련하다고 나더러 안됐다는 말씀을 저렇게 종종하신다.ㅎㅎ 

 

나는 피자를 8조각으로 잘라서 반만 먹고 반은 반찬통에 담아 두었다. 그랬더니 자기 몫의 피자를 벌써 다 헤치워버린 자서방은 나더러 남은 피자를 자기가 모르는 곳에 잘 숨겨두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아니면 주체를 못하고 자기가 다 훔쳐 먹을것 같다나ㅎㅎㅎㅎㅎ 

 

다음날 일어나 보니 다행히 자서방이 한조각만 훔쳐 먹고 세조각이나 남아있었음.. 양심있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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