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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오늘은 핫도그 데이! (후한 프랑스 떨이세일)

by 낭시댁 2021. 6. 7.

집으로 며칠마다 마트 할인 전단지가 오는데 자서방이 칭따오 맥주가 먹고 싶다고 했다.

"베스트 맥주는 한국 맥주지만 여기서는 살 수가 없으니.. 칭따오라도 만족해야지..."

자서방은 한국이 그리운 이유중 한가지가 맥주란다. 다른 외국인들은 한국맥주 밍밍하다는데 자서방은 한국맥주가 최곤데 왜 다른 나라에서 구하기가 어려운지 이해가 안간단다.

칭따오를 사러 갔다가 떨이세일 코너에서 득템을 하고왔다. 각 아이템이 0.20유로! 우리돈 270원 정도밖에 안된다.

유통기한이 당일에 끝나는 소시지를 우선 담았고! (내가 김밥싸먹을때 주로 사용하던 소시지다.)

요거트 두가지도 각 두개씩 묶어져 있는데 이건 유통기한이 아직 며칠이나 남아있었다. 두가지를 담았는데 하나는 플레인 유기농, 또 하나는 과일맛 요거트.

떨이세일 너무 후한거 아닙니까... 역시 이맛에 내가 아침일찍 마트에 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곰곰히 생각했다.

소시지 양이 많은데 저걸 다 뭘로 먹지...

김밥이나 쏘야밖에 안떠올랐다. 자서방은 저런 소시지는 별로 안좋아하는데다 케챱도 달아서 싫어하므로 쏘야는 나 혼자 먹어야 되나...?

그러다가 좋은 생각이 났다!!!

오늘 저녁은 핫도그다!!

20개나 들어있다!! 하나에 0.1유로인 셈...

핫도그는 한번도 안만들어봤지만 햄버거빵 레시피와 똑같이 도우를 준비했다. 냉장고에 휴지시켜뒀다가 나중에 자서방더러 빵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오후늦게 반신욕을 하고 나왔더니 어느새 반죽들이 예쁜(?)모양으로 오븐속에서 구워져가고 있었다.

하나는 햄버거용인가보다.

소시지는 넉넉히 12개꺼내서 전자렌지에 따뜻하게 돌렸다.
그 사이 자서방은 빵칼로 빵의 가운데를 잘랐고, 내가 꺼내둔 재료들을 티비앞에 있는 테이블로 모두 날랐다.

"하나씩 직접 만들어서 먹자."

만들어서 가져갈랬는데... 뭐 각자 싸서 먹는것도 나쁘지 않겠네.

집에 오자마자 이미 칭다오 한병을 비운 자서방은 양심상(?) 와인을 거절했고 나는 컵에다 내가 마실 와인만 가져왔다. 여전히 자서방은 한국맥주 칭찬을 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맥주라고 ㅎㅎ (몇해전까지는 아사이도 좋다고 했었는데 이제 아사이는 잊었나보다.)

갓 구워나온 따끈한 빵이라 안에 뭘 넣든 맛이 없을수가 없는 상태였다. 세상에나... 따끈한 빵을 집는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행운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는 먹는 내내 "쎄봉!"을 외쳤다.

자서방은 허니머스타드랑 마요네즈만 뿌렸지만 나는 거기다 바베큐소스와 케챱까지 모조리 다 섞어서 뿌렸다. 그리고 상추를 넣었더니 먹을때 자꾸 삐져나와서 두번째 핫도그를 먹을땐 상추를 따로 먹었다. (하나만 먹을랬는데...)

자서방은 핫도그를 4개 먹었는데 속에 소시지를 두개씩 넣어먹었다.

"사실 나 이 소시지 별로 안좋아하는데 핫도그는 정말 굿아이디어였어. 너무 맛있어. 그리고 정말 싸게 맛있는거 잘 사온 와이프가 자랑스러워."

이런 생각을 한 나도 내가 자랑스럽다. ㅋㅋㅋ

나는 자서방에게 한국 핫도그도 검색해서 보여주었다. 한국가면 꼭 맛볼 음식이라고 하며...

남은 소시지가 아직 꽤 많다. 양이 왜이리 많은거야 ㅎㅎ
자서방은 남은걸로는 토마토소스를 넣고 파스타도 해 먹고 또 볶음밥도 해 먹자고 했다. 안좋아할까봐 혼자 다 먹을랬는데 막상 좋아해주니 다행이다.

핫도그, 파스타, 볶음밥이라… 0.20유로의 만찬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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