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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어머니께서 주신 음식들 알뜰히 잘 먹는 중

by 낭시댁 2021. 6. 6.

지난 주 시어머니께서 여행을 떠나시기 전날 우리에게 냉장고를 털어(?)주신 음식들-

여행에서 돌아오면 상할거라며 우리가 먹지 않으면 다 버려야 된다고 하셔서 모두 받아들고왔다.

메론, 훈제연어, 당근+샐러리뿌리 하뻬, 토마토소스에 볶음 가지 그리고 렌틸 샐러드-

모두 큰통에 꽉꽉 채워져있어서 저걸 언제 다 먹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알차고 맛있게 먹었다.


당근 + 샐러리 뿌리 하뻬

당근하뻬는 내가 매 식사마다 곁들여서 먹었다.

항상 먹어도 맛있는 훈제연어. 이건 다녀와서 드셔도 되지만 내가 좋아하기때문에 구입하실때 마다 내꺼도 하나더 사다 주곤 하신다. 짭짤하고 담백한 맛에 밥만 있어도 맛있다. 전자렌지 계란찜과 당근 샐러리 하뻬도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다.

그 맵던 오이김치가 역시 맛이 드니 하나도 안맵고 엄청 맛있다. 내가 해 놓고 자화자찬 ㅋㅋ

자서방이 전날 저녁에 먹다 남은 마리게즈 소시지 한줄이랑 같이 먹었다. 오이가 너무 맛있어서 왕창 리필했다. 왜이리 맛있는거야...ㅋ



그런데 당근하뻬가 워낙 많아서 먹어도 먹어도 별로 안 줄길래 생각해 낸 것이 스프-

양파를 볶다가 거기에 당근 샐러리 하뻬를 넣고 조금더 볶아 준 후 (당근은 기름에 볶으면 좋다길래-) 우유를 넣고 끓이면서 갈았다.

먹어보니 너무 맛있는 것이 호박죽이랑 맛이 비슷했다. 당근이 달고 맛있어서 프랑스에 온 후 당근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저 당근스프 남은걸 통에 담아놨더니 자서방이 출출했던지 어느새 먹어치웠다. 퓨레가 있길래 먹었는데 맛있더란다 ㅎㅎ 그래 스프나 퓨레나... 버터도 안넣은거라 퓨레보다 몸에 좋은거임!


가지 토마토 소스

가지 토마토 소스는 시어머니께서 파스타를 삶아서 같이 먹으라고 하셨었다. 고기를 원하는 자서방을 위해 간 소고기를 볶고 거기다 함께 가지를 볶아서 삶은 파스타를 섞었더니 근사한 한끼가 만들어졌다.

일반 볼로네즈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맛이었다.



야생 아스파라거스

시어머니께서 여행전에 주신 음식이 또 있다. 바로 야생 아스파라거스!

귀한 음식을 대하시듯이 통에 고이 담아 주셨는데 야생은 흔하지 않은건가보다. 이건 어떻게 먹어야 잘먹었다고 시어머니께 자랑할 수 있을까 며칠동안 고민한 끝에 ㅋㅋ 계란말이를 만들기로 했다.

머릿속에 다양하게 시뮬레이션을 거쳐본 끝에 결정한 레시피-

아스파라거스와 정봉을 먼저 볶아 준 후에,
계란 4개를 풀어서 반정도만 정봉 조각들과 아스파라거스를 섞어서 약불로 부치고(재료를 잘게 자르면 이럴 필요가 없었겠지만 식감때문에 잘게 자르고 싶지가 않았다.) 어느정도 익었을때 동그랗게 모양을 잡아 준 후에 남은 계란물을 감싸는 식으로 만들었다. 그 후 김발에 말아서 식혔다.

시어머니께서 주신 귀한 식재료이니 제대로 만들고 싶어서 혼신(?)을 다했는데 꽤 만족스러웠다.

렌틸 샐러드는 자서방이 어느새 거의 다 먹은 상태였다.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는 걸- (삶은 렌틸에 감자와 양파를 잘게 썰어 볶은걸 섞은 후 소금 후추등으로 양념을 하신 모양이다.)

접시에 담긴 다른 사이드들도 모두 시어머니께서 주신것들이다. 일단 감자 갈렛은 시어머니께서 많이 주셔서 진공포장해서 냉동실에 얼려뒀던거고 스프링롤은 일전에 피꺄 (Picard)에서 사주셨던걸 여태 안먹고 있었던 것-

자서방이 너무나 맛있게 잘 먹어주었다. 물론 나도 맛있었음!
시어머니 덕분에 좀 더 다양한 음식들을 시도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다행히 모두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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