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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별똥별과 슈퍼문을 만났던 그 여름밤

by 낭시댁 2022. 9. 12.

보쥬 산 정상에 있는 아름다운 레스토랑에서 맛있게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해가 지면서 하나 둘 별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불빛은 알자스라고 한다.

근데 산속이라 기온이 뚝 떨어졌다! 

다행히 카린과 가브리엘이 챙겨온 외투를 하나씩 걸치니 살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추워질 줄이야!

 

차를 주차해 둔 곳까지 10분 정도 걸어서 산을 내려왔는데, 담요를 뒤집어쓰고 깡총깡총 뛰는 가브리엘의 모습이 마치 텔레토비 같았다. 그런데 내가 텔레토비 노래를 부르자 옆에서 따라부르는 가브리엘. 너 텔레토비를 아는구나! 🤣🤣  

 

어느순간 눈에 들어온 오렌지빛 석양!! 

우와....! 

 

실제로 봤을때는 사진보다 백배 아름다웠다. 압도되는 느낌이랄까...

포즈를 취하는 마갈리를 보더니 가브리엘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거기 가만히 있어봐! 내가 찍어줄게!!! 

 

"자, 다음포즈!" 를 외칠때마다 포즈를 열심히 바꾸는 가브리엘ㅋ

좋았어! 다음 포즈!

오 좋아좋아!

그러다 포즈 밑천이 바닥나서 더이상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단다ㅎㅎㅎㅎ 

 

나는 역시 잘 찍는단 말이지... 자화자찬 ㅎㅎ 내 마음에 쏙 드는 사진들이다.

 

우리는 잠시후 불빛이 드문 또다른 산 정상을 향해 차를 돌렸다. 

별이 정말 많았는데 사진에는 안나와서 아쉽다.

이날 별똥별이 많이 떨어진다고 미리 미디어에서 보도가 되었던지라 산 정상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몰려있었다. 우리도 나름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기온이 12도였는데 산정상이라 바람이 많이 불어서 너무너무 추웠다. 

돗자리위에 등을 맞대고 누워서 별똥별을 관찰했다. 다같이 목격한 별똥별은 3개. 빨라서 소원도 못빌었다ㅎㅎ

 

나는 너무 추워서 결국 차에 들어가서, 차문 밖으로 머리만 내놓고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었는데 가브리엘이 뭘 가지러 차에 왔다가 내 모습에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배꼽을 잡고 깔깔 웃었다. 귀신같았을건데 프랑스 애들은 귀신얘기 잘 모르는것 같다.  

여전히 서쪽 하늘은 오렌지 빛이었다. 

 

차를 타고 내려오다가 갑자기 뚜둥실 모습을 드러낸 보름달!!! 

알고보니 이게 슈퍼문이었단다! 우리는 다시 차를 세우고 소원을 빌고나서 다시 출발했다. 

가브리엘 덕분에 별도 구경하고 달도 구경하고 동심으로 돌아가 여름방학을 함께 즐긴 듯한 신나는 날이었다. 이 소년의 기억속에도 이날의 추억은 오래오래 간직되겠지...

 

별님 달님... 모웬이 집으로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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