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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마치 동화속 같은 풍경, 프랑스 보쥬

by 낭시댁 2022. 9. 4.

지난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유럽의 가뭄- 폭포마저 말랐다.

 

 

산장 근처에는 꽤 큰 호수가 있다. 하지만 등산을 막 끝내고 온 나는 항복을 선언하며 침대로 달려갔고, 카린과 마갈리만 호수로 떠났다. 

 

나만 힘든것인가 ㅡㅡ; 나이는 내가 제일 어린데... 

 

딱 30분간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그나마 좀 살것 같았다. 

 

거실에서 멋진 뷰를 바라보며 과일을 먹었다. 점심때 먹은 샌드위치는 산에서 이미 소화를 다 끝냈다. 

캬... 멋진 경치다... 이런 경치도 느긋하게 즐기는 여유가 필요하고 말고... 호수에 따라가지 않은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일 갈거니까! 

 

마갈리가 가져온 노란 자두가 궁금해서 하나를 씻었다. 

 

슈퍼에서 진열된 걸 몇번 보기는 했는데 처음 먹어본다! 맛은 자두와 비슷하지만 신맛이 덜하고 좀더 부드러운 맛이라고 해야 하나... 마치 그린키위와 골드키위의 차이같은...? 아무튼 정말 맛있었다. 역시 이동네는 과일 천국이다!! 

 

잠시후 마갈리가 혼자 들어왔다. 

 

"금방왔네??" 

 

"응 솔직히 나도 너무 피곤하더라구..ㅎㅎㅎ 우리 둘다 그냥 호숫가에 잠깐 앉아 있다가 카린은 가브리엘 데리러 갔어."

 

"하핫! 나만 피곤한게 아니었구나. 위로된다.😆"

 

"카린이 저녁 7시 20분에 산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에 예약했대. 둘다 돌아오는대로 바로 나가야 하니까 미리 준비하고 있는게 좋을것 같아. 저녁엔 어제처럼 추울테니까 긴바지가 있다면 입는게 좋겠어." 

 

그렇다. 

 

어제 가브리엘은 이날 밤에 별똥별이 많이 떨어진다는 기사가 있었다며 별똥별을 보러가자고 했고 우리는 기왕이면 산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산에서 별까지 보고 오기로 했던 것이다. 가브리엘보다 내가 더 들뜨는 기분!

 

"내일은 호수에서 꼭 패들보트 타자! 내가 가져왔거든." 

 

"뒤뜰에 있는거 네꺼였어?" 

 

"뒤뜰에 패들보트가 있다고???" 

 

나는 마갈리를 데리고 뒤뜰이 보이는 창가에 가서 패들보드를 가리키며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그녀는 깔깔 웃으며 말했다. 

 

"저거 파라솔이야ㅋㅋㅋㅋㅋ" 

 

안그래도 그녀 역시 카린에게 저게 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ㅋ.....

가브리엘과 함께 카린이 돌아왔을때 우리는 바로 레스토랑으로 출발했다. 

 

차가 끝까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고... (산행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뭐 결국 어딜가나 산이긴 했지만...)

떨어지는 해를 보며 산으로 출바알! 

우리가 가는 레스토랑은 알고보니 가브리엘이 보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고 한다. 또 얼마나 멋진 곳일지 기대 되는 걸!!

차를 세워두고 여기서부터 산길을 걸어서 올라갔다. 

등뒤로 떨어지는 태양이 우리 네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여주었다. 

가브리엘과 카린의 가방속에는 고모님 산장에서 챙겨온 가벼운 외투 4벌과 담요가 들어있었다. 밤에 별보다가 추울까봐 미리 준비를 한 것이다. 

"저기보세요!! 너무 예쁘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예요!!" 

 

가브리엘의 외침이었다.

저 멀리 탁 트인 벌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이 보였고, 소들의 목에 달링 방울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뒤로는 산능선이 겹겹이 수묵화처럼 펼쳐져 있고 그 사이 사이에 마을이 마치 장난감처럼 보였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 맞았다.

 

"가브리엘 덕분에 이런데도 와보는구나! 나도 이제는 여기를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정했어!"  

소들이 달고 있는 방울소리가 너무 평화롭게 들렸다. 

프랑스 보쥬는 낭시에 정착하기 전까지는 들어본 적도 없는 곳이었는데, 트래킹, 캠핑, 호수, 스키등등 휴양과 휴가를 위한 종합선물세트같은 곳이었다.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생각보다 유명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프랑스에는 이보다 좋은곳이 그렇게도 많다는 것인가...! 아무튼 나는 여전히 동화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아직 유럽 정착 초기라 그런가ㅋ)

소들 중에서도 검은얼룩이 한쪽으로 자잘하게 부서지는듯한 무늬를 가진 녀석들은 보쥬 토종 소들이라고 한다. 

 

이렇게 공기좋고 평화로운 곳에서 자란 소들 덕분에 이곳의 치즈가 더 맛있는거겠지! 

경치와 맑은 공기에 혼이 팔려서 레스토랑은 한참있다가 들어갔다. 

창밖으로 치즈냄새가 진하게 풍겨나오고 있었다.

배가 꽤 고팠던 우리는 당당히(?) 진한 치즈냄새를 뚫고 레스토랑안으로 들어갔다. 아름다운 경치와 분위기때문에 맥주만 마셔도 그냥 천국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좀 생소한 음식들도 있었지만... 

아름다운 레스토랑에서의 맛난 저녁식사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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