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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여기가 프랑스인지 스위스인지...!

by 낭시댁 2022. 8. 31.

지난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프랑스 보쥬 산장여행이 시작되었다.

 

1층에서 자다가 너무 추워서 간밤에 조용히 3층으로 방을 옮겨야만 했다. 친구들이 깰까봐 살금살금 온갖 짐을 들고 왔다갔다 하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3층에서는 딱 알맞은 온도에서 푹 잘 수가 있었다.

아침의 산공기가 정말 끝내준다!!

아침에 다시 봐도 여전히 비현실적인 보쥬의 풍경이다.
낭시 집에서 차로 고작 한시간여 달려온 곳인데 이런 동화같은 곳이 있다니...

한 8시쯤에 일어나서 2층 거실로 내려왔더니 카린도 방금 일어났는지 방에서 나왔다.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싸야 하니까 나 바게트좀 사러갔다올게."

"나도 같이갈래!"

사소하더라도 새로운 경험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지.

차로 산을 내려가는 도중 주변에 펼쳐지는 풍경은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카린, 나 여기 데려와줘서 너무 고마워! 진짜 동화속에 와 있는것 같아."

필터링 없는 솔직한 내 표현에 카린이 시원하게 웃었다.

"함께 와줘서 나도 고맙지."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운 우리는 빨간 간판이 보이는 가게를 향해 느긋하게 걸어갔다.

오늘도 날씨는 완벽할 예정이다.

Traiteur라는 이 가게를 카린과 가브리엘은 미셸의 가게(마가장 드 미셸)라고 불렀다. 미셸은 고모님의 성함이신데ㅋ 이 가게 단골이셔서 그냥 미셸의 가게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곳에는 없는게 없다고 하더니만 진짜였네ㅋㅋ

직접 요리해서 판매되는 먹음직스러운 갖가지 프랑스요리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빵,치즈,버터,햄,고기,소시지 등등...

우리는 따끈한 바게트 두개랑 버터하나를 샀다.


산장에 돌아왔을때 향긋한 커피향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마갈리는 대접사이즈의 컵에다 커피를 내리고 있었는데 나는 3인분인 줄 알았다ㅎㅎㅎ

평소에는 디카페인이 아니면 커피를 안마시지만, 이날엔 나도 왠지 커피를 좀 마셔줘야 할것 같아서 마갈리가 가르쳐준대로 나도 커피를 내렸다. 오늘은 등산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으니까 카페인을 미리 충전하는게 좋을것 같았다.

이런 뷰를 보면서 아침을 먹다니!!

간밤에 1층 너무 춥지 않았냐고 물으니 마갈리는 웃으며 침낭을 가져왔기때문에 따뜻하게 잘 잤다고 한다. 침낭까지 준비하다니 역시 베테랑이다ㅋ

카린은 언제 구웠는지 고모님댁에서 직접 구웠다며 머핀을 꺼냈다.

요거트와 과일들... 고모님댁에서 가져온 크레프에 잼을 발라먹기도 하고-

설탕섭취를 제한한다는 마갈리는 그레놀라를 직접 만들어왔는데 정말 맛있었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아침에 사온 신선한 바게트로 각자 샌드위치를 싸기 시작했다.

잠봉뵈르 (정봉+버터)를 일단 넣고, 꼬니숑(미니오이피클), 토마토를 넣고 끄트머리는 버터대신 에멍딸 치즈로 채웠다.

맛이 없을수가 없다! 한국이나 동남아에서 살때는 바게트 샌드위치는 퍽퍽해서 잘 안먹었는데 일단 바게트가 맛있고! 재료를 이렇게 팍팍 넣으니 입에서 그냥 녹는다!

아 이때만 해도 나는 행복했다.

프랑스에서 말하는 '간단한 등산'의 의미는 내가 생각하는 동네 뒷산에 한시간쯤 올라갔다오는 정도의 수준과는 차원이 달랐던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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