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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보쥬 산 정상에 있는 아름다운 레스토랑

by 낭시댁 2022. 9. 11.

지난 포스팅과 이어집니다. 

마치 동화속 같은 풍경, 프랑스 보쥬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 보쥬 산 정상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 가브리엘이 보쥬에서 가장 애정한다는 이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벽 한켠에 주렁주렁 매달린 거대한 소 방울들

소를 직접 방목하고 치즈도 직접 생산하는데다 이렇게 레스토랑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메뉴에 치즈요리가 굉장히 많고 실내에는 진한 치즈냄새로 가득차 있었다. 

일단 시원한 맥주와 음료를 주문하고 나서 가브리엘은 엄마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며 뷰가 예쁜 창가로 달려갔다. 

그걸로는 부족했던지 결국 엄마를 이끌고 사진을 위해 밖으로 나가는 가브리엘. 

진심 너무 평화롭고 아름다운 장소였다. (나중에 여쭤보니 시부모님께서도 좋아하시는 장소라고 한다.) 

 

카린네 모자가 돌아왔을때 나도 마갈리와 함께 사진을 찍기위해 밖으로 나갔다ㅎ

선선한 저녁공기와 평화로운 소 방울 소리 그리고 여유가 넘치는 표정의 사람들. 

그리고 시원하게 펼쳐진 초원과 산등성이... 파란 하늘...  힐링이다! 

 

그저 "좋다..." 라는 말만 저절로 나왔다. 

 

마갈리는 레스토랑 입구에서 판매하는 멍스떼흐 치즈를 샀다. 카린의 아버지께서 나에게 권하셨던 바로 그 치즈! 

"이거 근데 알자스 치즈라고 하지 않았어?" 

 

내 말에 점원이 대신 대답해 주었다. 

 

"바로 여기서 부터는 이미 알자스예요. 보쥬는 알자스랑 낭시의 경계에 있거든요. 저희가 이곳에서 직접 소를 방목하고 생산하는 치즈랍니다."

 

"오! 지금 우리가 알자스에 있다구요??" 

 

내 말에 그녀와 마갈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우리가 벌써 알자스로 넘어와있다니... 저 뒤로 보이는 마을이 알자스였던 것이다! 

 

 

우리는 다시 테이블에 모여서 식사메뉴를 고르기 시작했다. 

음... 근데 뭐가 뭔지 정말 모르겠다. 

 

"가브리엘, 나 뭐가 뭔지 모르겠어. 네가 아무거나 추천해 줄래?" 

 

내 말에 옆에 앉아있던 가브리엘은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메뉴를 펼쳐서 하나하나 짚어가며 최선을 다해서 설명을 시작했다.ㅎㅎㅎ 

 

"여기는 세트메뉴고요, 엉트레로는 샐러드가 있고, 메인 메뉴로는... 엄마, 이거 어떻게 읽어??" 

 

잠시 카린의 도움을 받은 후에도 내가 계속 눈을 빛내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으니 다시 힘을내서 설명을 이어가는 가브리엘ㅋ

 

"단품 메뉴도 여기에 많이 있어요. 이건 감자랑 야채가 들어가는거고, 이거는 고기가 들어가는 파이인데..." 

 

설명을 이어갈수록 어려워서 쩔쩔매는 표정인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진지하게 안내를 해주는 젠틀한 가브리엘이다. 더 괴롭히면 탈진할 것 같아서 이쯤에서 메뉴를 골랐다ㅋ 

가브리엘은 완전 치즈만 몇종류가 들어간 그라탕 같은걸 골랐는데 샐러드와 삶은 감자가 같이 나왔다. 처음엔 맛있게 보이지 않았는데 감자를 잘라서 마치 퐁듀처럼 치즈에 푸욱 찍어서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정말 먹음직스러워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에선 치즈가 건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어때?" 

 

내 말에 카린과 마갈리는 동시에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대답했다. 

 

"지방이 너무 많아... " 

 

우리는 동시에 신나게 치즈를 흡입하고 있는 가브리엘을 바라보게 되었다. 

 

"발효식품인데다 칼슘도 있잖아. 프랑스에는 질좋은 치즈가 더 많을텐데 건강한 음식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니 의외다." 

 

"조금씩 먹으면 좋은거지만..." 

 

가브리엘은 신나는 표정으로 정말로 맛있게 먹고 있었다. 

맨 위에 덩어리는 빵인줄 알았는데 저것도 치즈였다.

카린과 마갈리가 고른 메뉴도 치즈그라탕 처럼 생겼다. 다만 종류가 다른 치즈였고 그 속에는 으깬 감자가 들어있었다. 

나는 무난하게 훈제정봉으로 골랐다. 메뉴에 적힌 이름이 굉장히 어려워서 우리중 아무도 읽을수 있는 사람이 없었지만 그나마 사진으로 봤을때는 나에게는 가장 익숙한 메뉴였다. 으깬 감자와 샐러드가 함께 나왔는데 맛있었다. 

 

우리 바로 옆에는 귀여운 강아지가 얌전하게 앉아있었다. 어찌나 얌전하고 귀여운지!! 

"우리 여기 별보러 온거지? 근데 왜 해가 안떨어지는 걸까..." 

 

밤 10시가 다됐는데 아직도 해가 안떨어지고 있다... 당연히 별도 안보이고... 

 

천천히 식사를 하고 차도 마시면서 우리는 레스토랑에 마지막까지 있었다. 

 

실내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석양 풍경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여기도 동화속 세상인가... 

잠시후! 드디어 바깥이 캄캄해졌다. 

 

이제 별보러 슬슬 나가볼까?!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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