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남편에게 계란을 사오라고 시켰더니...

by 낭시댁 2023. 9. 13.

계란이 떨어졌길래 남편에게 리들에 가서 계란을 사오라고 시켰다. 
 
알겠다며 집을 나서던 남편에게 전화한통이 갑작스레 걸려왔다. 통화를 끝낸 후 남편 왈: 
 
"아빠가 지금 와이파이가 안된다고 와서 좀 봐달라고 하시네." 
 
"그래 그럼 시댁 먼저 갔다가 오는 길에 계란을 사오면 되겠네." 
 

 
잠시후 생각보다 일찍 돌아온 남편은 나에게 계란을 건넸다. 
 
"큰걸로 사지..." 
 
"아니야, 리들에 안가고 엄마한테 받아온거야." 
 
어이구야... 저런 잔머리를 쓰다니 ㅡㅡ; 
 
기가차서 내가 말을 잇지 못하자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리들에 다시 가려면 반대방향이잖아... 뭐 어때 어차피 필요한 걸 구했으면 된거지 뭐."
 

 
다음날 나는 똑같은 계란을 사서 시댁에 돌려드리러 갔다. 뭐 차도 마실 겸 겸사겸사.
 
"계란을 뭐하러 다시 가져왔니! 고맙지만 다시 가져가거라. 우리 내일 여행가잖니!" 
 
아차차... 내가 깜빡했다. 
 
 시부모님께서는 부부동반으로 모리셔스섬으로 2주간 여행을 가신다. 사실 여행가시는건 잊지않고 있었는데 계란을 살때는 그 생각을 못했다. 
 
"여행가방에 이 계란을 넣어갈 일은 없을거야. 그리고 우리집 냉장고에 있는 과일이나 야채도 가져가렴. 2주후에 돌아오면 모두 썪어있을테니까." 
 

어머님께서는 냉장고에서 야채와 과일을 계속 꺼내셨다. 그중에 몇가지는 거절하고 요렇게만 받아왔다. 헤이즐넛 (깨금/개암)은 알이 굉장히 실한데 역시 옆집에서 더 갖다준거라고 하셨다. 
 
고양이 삼남매야, 이 몸이 다시 너희들의 대장이 될거란다. 알아서 모시렴. 

이스탄불은 벌써 시부모님께서 여행가시는걸 눈치를 챘는지 좀 시무룩해보이네 ㅎㅎㅎ

하지만 걱정마! 이 요용 형수가 있잖아!
 

개냥이 두 뭉치(?)는 오늘도 구김한점 없이 헤맑다. 
 

정말 맨날 올꼬냥? 

 
오늘따라 왜이리 얼굴이 짠하니 너 ㅋㅋㅋ 
 
 
아 모리셔스는 또 어떤 곳이려나...
자서방 말로는 마다가스카르 근처에 있는 섬이라고 한다. 여행 많이 다니시는 시부모님 참 부럽다고 했더니 우리 자서방 왈: 
 
"우리 부모님은 정년퇴직하기 전에는 여행 거의 못다니셨어. 학창시절 우리 아빠는 집에서는 거의 얼굴을 보기 힘들정도로 일만 하셨고 엄마는 일과 집안일을 병행하시느라 또 여유가 없으셨지. 지금은 아빠가 기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계셔서 두분이 마음이 급하신것 같아. 평생 못하신 여행을 지금이라도 부지런히 하시려는거지." 
 
 
나도 더도 덜도 말고 딱 우리 시부모님처럼만 노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전 포스팅 보러가기 
밥도 주고 장도 봐주시는 프랑스 시부모님
시댁 테라스에서 더워를 식혔다.
고양이 호텔에 들어간 소심한 고양이는 결국…
새해 첫날, 프랑스 시댁에서 떡국 대신 먹은 음식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