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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 시어머니와 올해도 무화과를 함께 땄다.

by 낭시댁 2023. 8. 28.

시댁 무화과 첫수확을 하기로 한 오늘! 

날씨가 너무 덥다... 이런... 

나무를 잘 탈수 있도록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시댁으로 갔다. 

가구 리폼때문에 아버님은 오늘도 기계사포작업에 바쁘셨다. 

 

어머님께서는 먼저 냉차를 한잔 권하셨지만 나는 무화과를 먼저 따야겠다며, 바가지를 하나 챙겨서 밖으로 나갔다. 

바가지 하나면 될 줄 알았는데 구석구석 여문 무화과가 꽤 많았다! 

바가지를 진작에 가득 채운 후, 이번에는 큰 바구니를 들고 다시 나갔다. 

내가 나무위에서 무화과를 따는 동안 어머님께서는 길가에 사다리를 세워놓고 따셨다. 

 

"무화과 드실래요?" 

 

어머님께서는 집앞을 지나는 낯선 행인들에게 무화과를 권하셨고 행인들은 가던길을 멈추고 우리가 주는 무화과를 받아 먹으며 짧은 대화를 나눈 후에 사라졌다. 참 훈훈하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시던 한 할아버지께서는 자전거를 돌려서 돌아오신 후 무화과를 받아가셨다. 올해는 날씨가 변덕이 심해서 열매는 더 단것 같다고 하셨다. 

그러고보니 작년 이맘때쯤이었네. 모웬이 실종되었을때가 말이다. 

 

그땐 무화과를 따면서 행인들에게 무화과와 함께 전단지를 나눠주곤 했었다. 다들 자기일처럼 안타까워해주고 또 주변에 나눠주겠다며 전단지를 여러장 받아간 사람도 있었는데 결국 그 마음들이 모여서 모웬은 넉달만에 기적처럼 돌아왔다.

 

오구 모웬... 넌 오죽 무서웠겠니...

 

 

마지막엔 시어머니와 함께 다이닝룸 창문에 매달려서 무화과를 땄다. 3년간 호흡을 맞췄더니 이제는 척척이다ㅋ 

우리가 창문에 매달려서 무화과를 따고 있는 모습을 탈린이 뒤에서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신기하니? ㅋ 

간 김에 깻잎도 몇장 땄다.

우리가 수확한 무화과! 엄청 많다. 

다행스럽게도 무화과는 한번에 다 익는게 아니라서, 앞으로 10월까지는 일주일에 한번씩 계속 수확을 이어갈 수 있을것이다. 

마트에서 파는 무화과 가격이 너무 비싸서 깜짝 놀랬는데, 나는 운좋게도 가을마다 이렇게 신선한 무화과를 공짜로 배터지게 먹는다. 

 

오늘 어머님께서 주신 냉차는 오이+생강 향이 은은하게 났다.

아버님께서도 잠시 일을 멈추고 우리와 함께 커피를 드셨다. 

이스탄불은 나른한 오후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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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품삯으로 무화과를 두통이나 챙겨왔다. 자서방은 무화과를 먹지 않으니 나 혼자 다 먹을거다. 

 

무화과가 너무 많아서 무식이가 놀랬나보다. (사실은 기지개하는 중 ㅋ) 

 

가을은 싫지만 무화과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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