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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고양이들과 깻잎, 부추를 수확할 수 있는 프랑스 시댁

by 낭시댁 2023. 8. 3.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어머님께서 나를 위해 무를 사다놓았으니 들러서 가져가라고 하셨다. 
 
안그래도 김치를 하려고 배추를 사다놨는데 이런 기가막힌 타이밍이! 

시댁 거실에는 고양이 삼남매가 모두 실내에 있었다. 
 
"오전에 비오고 기온도 뚝 떨어져서 다들 실내에 있었단다." 
 
정말 아닌게 아니라, 낭시는 요즘 날씨가 무슨 가을날씨같기만 하다. 고양이들의 표정이 마치 여름방학인데 심심해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있는 어린이들 같다ㅋㅋ 
 
"저 깻잎 좀 뜯어올게요." 
 
내가 문을 열고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졸졸 따라나오는 고양이들ㅋ
 

탈린이 의외로 가장 적극적으로 나를 따라 다녔고, 이스탄불은 평소대로 아닌척 하면서 주변을 맴돌았다. 

누가 먼저 와서 내 손에 머리 비빌래? 
역시 이스탄불은 엉덩이가 무겁다. 모웬에게 양보를 하는군. 
 

고양이 남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김치에 넣을 부추도 뜯고 깻잎도 땄다. 

다음날 한국인 언니네집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갈때 깻잎을 따다주고싶어서 작은잎까지 있는대로 최대한 모조리 땄다.
아버님, 올해는 깻잎이 너무 작네요... 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크기가 크던 작던 나는 시부모님 덕분에 머나먼 프랑스 땅에서도 깻잎과 부추를 먹을 수 있게 된 복많은 며느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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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웬, 이거 작년 깻잎에 비해 너무 작다 그치. 모웬은 역시 내가 하는 말을 다 경청해 주는 표정이다. 
 
탈린은 비록 소통은 안되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강아지처럼 나를 졸졸 따라다니니 또다른 느낌으로 사랑스럽다. (귀청소를 해 주면 좀 들으려나...) 
 

50장 땄다!
분명 이 언니가 깻잎을 보고 반가워할것 같다! 

탈린아, 다 땄어 이만 나와. (말로하면 안들어서 꼬리를 슬쩍 땡겼더니 바로 나왔다ㅋ) 

내 깻잎보다 자기 캣닢이 더 맛있다며 몸소 표현 해 주시는 이스탄불. 맛있는거 너 혼자 많이 묵으라... ㅋ
 
 
거실로 들어오니 어머님께서 냉차를 준비해 주셨다. 

하얀색 길쭉한 무와 함께 수비드로 익힌 닭가슴살도 주셨다. 

 
"요즘 우리는 이렇게 수비드 닭가슴살을 자주 먹는단다." 
 
"저희도 닭가슴살 수비드로 해 둔게 있거든요, 그러니 이건 어머님 드세요." 
 
"아니야, 이건 꼭 맛봐야해. 레몬이랑 양파를 넣은거거든. 엄청 맛있어!" 
 
그리고 과자는 쿠폰으로 받으신건데 다이어트때문에 안드신다고 주셨다. 어쩔수없이 제가 먹어드려야겠네요 😌
 
사실 시댁에서 자라는 깻잎과 부추는 나 혼자 먹고 있다.
시부모님께서 정성으로 키워주셨는데, 며느리는 공짜로 깻잎과 부추를 수확한다면서 뻔질나게 시댁을 드나들고 있는 중이다. 고양이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건 덤이고! 
 
 
 
배추 한포기에 무를 추가했더니 두통이 나왔다. (무의 반은 나박썰고 반은 채썰었다.) 

다음날 한국인 언니 만날때 깻잎과 함께 김치도 조금 가져가보았다. 난 맛이 없어도 누가 김치주면 그렇게나 좋더라... (맛없음 김치찌개 해드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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