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댁에 갈때마다 깻잎이 얼마나 자랐나 습관처럼 확인을 한다. 틈틈히 따서 김치도 하고 쌈도 싸먹고 볶음요리에도 넣고, 주변에 조금씩 나눠주기도 한다.
"언니, 또 뭐 가져가려고?"
유난히 나를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한 탈린이다.
"내가 따라다니면서 감시하겠어!"
올해엔 깻잎이 작년보다 작아서 좀 서운했는데, 요즘 며칠새 더워져서 그런지 깻잎이 쑥쑥 자라고 있다!
큰 잎들은 다 따야지... 그래야 또 자랄테니까.
쌍둥이 깻잎을 발견하고 어머님께 자랑했다.
평소에는 50장 정도 따는데 오늘은 백장쯤 딴것 같다. 아버님, 올해 깻잎 풍년이었네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고양이들에게 자랑하기ㅋ
모웬, 깻잎 냄새맡아봐 진짜 향긋해!
시키는대로 깻잎에 코를 가만히 대 보는 사랑스러운 모웬.
이스탄불은 면전에다 깻잎을 흔들었더니 주먹먼저 날렸다.
깻잎을 따고 테라스로 올라오는데 화단에 실파가 길게 자란게 보였다.
"어머님, 저거 안드실거면 제가 다 뜯어가도 돼요?"
"그래, 마음껏 가져가려므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부엌에서 칼을 가져와서 구석구석에 있는 부추, 실파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그새 나타나서 방해하는 탈린.
나 칼들었다... 조심해....
"이 언니 정말 다 뜯어가네..."
맞은편에 앉아서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중이다ㅋ
너 이거 먹을거야?
나는 이걸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고 있단말이지...
부추는 전부쳐먹을거고 실파는 김치 만들거야.
화단에 있는걸 다 뜯고 나서 온실앞 화분으로 갔다. 그곳에도 실파와 부추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탈린은 여전히 졸졸 따라다니며 감사하는 중.
왼쪽은 부추고 오른쪽은 실파다.
그래도 양심이 있어서 좀 냄겨놨다.
그리고 토마토는 시부모님께서 좋아하시니 욕심내지 않는 센스정도는 나도 있다.
부추와 실파는 섞이기 않게 분리했다. 깻잎도 꽤 많고!
어머님이 주신 수박까지 야무지게 챙겼다.
부추전 얼마나 맛있을거야!! 벌써부터 너무 신난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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