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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실종된 고양이에 대해 공감해 주는 프랑스 이웃들

by 낭시댁 2022. 8. 30.

지난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시어머니의 홈메이드 플람키쉬

 

시어머니의 홈메이드 플람키쉬

어제 시어머니와 장보러 갔을때 어머님께서 플람키쉬용 크림 치즈를 구매하시길래 내가 여쭈었다. "플람키쉬 만드실거예요?? 언제 만드실거예요???" "너 먹을러 올래? 그럼 내일 만들지 뭐." 그렇

mok0nolg0.tistory.com

 

 

 

"나 어제 온종일 이거 만들었잖니... 어떠니?" 

비에도 끄떡없도록 화일용 비닐에 일일이 싸신것이다. 

 

우리는 집 주변 골목 구석구석을 돌며 전단지를 새로 붙였다. 고양이들은 사람이 다니는 길 대신 항상 정원을 통해서 출입을 하기 때문에, 시댁 정원에서 이어지는 근처 정원들을 소유한 골목들 곳곳에다 붙였다. 

다니다보니 아버님께서 몇몇 승용차에 전단지를 끼워놓으신 흔적들도 보였다. 여기까지 다녀가셨구나... 

비 맞아서 볼품이 없어진 이전 전단지는 모두 떼버렸다.

전단지속 모웬 사진을 보니 마치 이제는 과거에만 존재하게 된 것 같아 마음이 아려왔다. 아니지... 희망을 잃지 말아야지... 

 

아, 어머님께서 말씀하시길 전단지들이 훼손된게 거의 없어서 사람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하셨다. 나역시 보면서 속으로 좀 놀랐던 부분이기도 하다. 남의집 대문앞에도 몇개 붙여놨었는데, 그것조차 아무도 떼버리지 않고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고양이를 잃어버린 심정을 공감해 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비에도 끄떡없다!

실제 전단지를 붙이다가 마주치는 이웃들은 모두들 따뜻한 응원을 해 주었다. 

 

"아직 안돌아왔어요?? 저런 저런..." 

 

"혹시 발견하게되면 꼭 연락드릴게요." 

 

"저희 고양이도 2주만에 돌아왔어요. 칩이 있으니 누가 데려갔더라도 찾을수 있을거예요. 희망을 가지세요." 

 

나는 친분이 있는 이웃들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전단지 붙이면서 마주친게 전부라고 하셨다. 어찌나 인정들이 많은지... 그냥 한두마디 건네고 지나쳐가는게 아니라 하던일을 멈추거나 가던 길을 멈춘채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모습들이 나에게는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졌다.   

사진 가운데 파라솔이 있는곳이 우리 시댁이다. 고양이가 울타리나 담을 넘어서 갈 수 있을법한 곳을 추적해보면서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모웬... 꼭 돌아올거지... 

 

우리가 시댁에 돌아왔을때, 아버님께서는 집에서 추가로 출력하신 전단지를 혼자서 자르고 계셨다. 

우리도 옆에 앉아서 같이 전단지를 자르고 접었다. 

일을 다 끝냈을때 아버님은 완성된 전단지가 든 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시 밖으로 나가셨다. 

 

"뒷쪽 골목으로도 가보려고..." 

 

두분다 3주동안 매일매일 쉼없이 모웬을 찾고 계신것이다. 

 

"사실 나는 좀 지치는구나...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나는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몰라서 그저 듣고있기만 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시부모님의 입장에서도 아프지만 모웬의 입장에서도 너무 아픈말이다...

 

테라스에 앉아계신 시부모님을 올라다보고 있는 이스탄불을 모습. 어딘가 너무나 허전한 모습이다. 

 

그리고 토마토밭에 당당하게 앉아있는 옆집 고양이 틱스.  

시댁 정원 주변에 울타리를 더 높일 예정이신데, 틱스네 집에서도 적극적을 찬성이라며 오히려 고마워한다고 하셨다. 틱스도 집나갔다가 1주일만에 돌아온 전적이 있으니... 앞으로는 울타리때문에 시댁 정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당당(?)하게 보낼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내가 먹을 만큼만 무화과를 챙겨서 나오는 길에 어머님께서는 오늘 도와주어서 고맙다고 하셨다. 

 

"오늘 제가 먹고 마신것들에 비하면 한게 너무 없는것 같아요. 어떤일이든지 필요하실때 꼭 불러주세요!" 

 

모웬은 제 가족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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