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현관에 모웬의 앨범이 나와 있었다.
말문이 막혀서 그냥 들고 쳐다봤더니 어머님께서 씁쓸한 표정으로 웃으셨다.
"2층에 곧 페인트칠을 새로 할거라... 정리하다 보니까 있더라구... 모웬은 항상 저렇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많이 지어, 그치..."
결국 시부모님께서는 정원 둘레에 울타리를 치셨다. 남은 이스탄불이라도 이제는 정원밖으로 못나가게 하시려고 말이다.
모웬이 왔다가 못들어오면 어쩌나 싶었는데 어머님께서는 걱정말라고 하시며 한쪽은 여전히 열어두었다며 보여주셨다.
모웬... 여기로 들어오면 돼...
어머님 목소리가 너무 기운이 없으셔서 내가 자꾸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어서 기운 차리셔야되는데...
근데 틱스야... 그거 아니... 이제 너도 못나가...
이스탄불과 틱스 둘다 평소와 변함없는 모습을 보니 더 울적해진다. 이것들아... 냉큼 나가서 모웬 좀 찾아오라고...
시부모님께서는 여전히 지역신문과 동물병원 커뮤티니등 다양한 매체에 모웬을 찾는 기사를 올리고 계시다.
전단지도 새로 제작하셔서 다같이 나가서 붙일 예정이다.
모웬이 실종된지 1주일이 됐을때만 해도 금방 돌아올것 같아서 별로 걱정도 안했는데 2주가 넘어가고 이제 3주가 돼 가는 시점이 되고 보니 자꾸만 최악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라서 괴롭다. 그럴때마다 나는 애써서 나쁜 생각을 떨치기 위해 무언가에 집중을 하게된다.
무엇보다 나는 시부모님의 건강이 제일 염려가 된다.
시댁 정원에 새로운 꽃이 피었다. 미라벨 나무위로 줄기를 감고 있었는데, 참 신기하게 생겼다.
여전히 내 옆을 졸졸 따라다니는 이스탄불.
모웬이 없으니 너도 순간순간 참 허전하겠다...
어머님께서 정원에서 수확하신 토마토를 많이 담아주셨다. 모웬이 토마토밭에서 볼일보면서 튼튼하게 키워낸거라고 하셨다.
토마토 옆에 있던 바싹마른 새 둥지에는 새싹들이 파릇파릇 올라오고 있었다. 뭔가 희망찬 모습이라고 느꼈다.
모웬... 니가 없으니 정원의 색이 바랜것 같다...
어디에 있든지 무사하기만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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