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부모님과 함께 있으면 배고플 틈이 없다.

by 낭시댁 2023. 11. 1.

시어머니랑 버스를 타고 영화관에 가기로 했었는데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원래는 낮 12시에 집 근처 버스 승강장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어머님께서는 아버님이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우리 집앞까지 나를 데리러 오셨다. 
 
"미슈도 오늘 같이 영화보러 가기로 했어. 운전도 해 줄겸!" 
 
"잘 되었네요!" 

"미슈, 우리는 우선 요 앞에 샌드위치 가게에 내려줘요. 요용 배고플테니 샌드위치를 사주려구요. 당신은 먼저 가서 주차도 하고 표도 미리 끊고 기다려주겠어요? 표 10개를 한번에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는거 있잖아요." 
 
"저 배 안고픈데요?! 아침도 많이 먹었어요." 
 
"아니야, 네 남편한테 내가 약속했단다. 너 배고프지않게 책임질거라고." 
 
음... 내가 항상 배가 고프다는건 이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것 같다.
 
 

"이 집 샌드위치는 꼭 맛보아야 해! 배가 안고파도 맛있을거야." 
 

오와... 과연 유리너머 보이는 다양하고 신선한 샌드위치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전부 다 맛있어보였다!! 
내가 홀려있는 동안 어머님께서는 안으로 들어가셔서 줄을 서셨다. 천천히 골라서 먹고싶은걸 알려달라고 하셨는데 하나를 고르기 너무 어려운데요...
 

"스웨드와즈! 연어가 들어간 스웨덴 샌드위치로 할게요!" 
 
어머님께서는 스웨드와즈 반개짜리로 주문을 해 주셨다. 반개에 2.7유로였던가? 
 
"나중에 친구들이랑 공원에 놀러갈때 여기서 샌드위치를 사는걸 강력히 추천한단다. 이 집에꺼는 다 맛있어!"

"이 밥카도 나중에 꼭 먹어보렴!" 
 
그 옆에 초콜렛이 뭍은 커다란 크루아상이 1.30유로이다. 우리나라 빵값과 비교하면 퀄리티에 비해서 정말 저렴한 가격이 아닌지.
 

 

신선한 마들렌이 한개에 60센트


샌드위치를 들고 나오는데 어머님께서 커피숍으로 들어가셨다. 

음... 아버님이 기다리고계시잖아요...? 
 
어머님은 급하게 차를 두잔 시키시더니 나더러 빨리 샌드위치를 먹으라고 하셨다 ㅎㅎㅎㅎ 

새롭게 알게된 사실은-
 
차를 시켰을때 우유를 요청하면 준다는 사실이었다. 따로 요청하면 안주지만- 
 
블랙티에 우유를 섞어서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반개를 주문했는데 두 조각이 들어있네? 양이 너무 많다.

한조각을 어머님께 내밀었더니 안드신다고 하셨다.
 
"그럼 아버님 드릴래요." 
 
"아니야, 우리는 밥 먹고왔어. 이따 영화보고 나서 먹어. 너는 맨날 배고프잖아.호호"

연어와 크림 양상추가 들어있는데 재료도 신선하지만 이 빵이 또 너무 맛있었다. 얇고 부드럽고... 씹을수록 달콤한 느낌.
어머님께서 이 빵 이름을 알려주셨는데 까먹었다. 빵...폴...? 절레절레...
 

와중에 어머님이 드시던 브리오슈도 한조각 얻어먹었다.
 
어머님도 기다리고 계실 아버님이 마음쓰이셨던지 내가 샌드위치 한조각을 끝내자마자 서둘러서 일어나셨다. 
 
 

우리가 간 영화관은 Caméo라는 작은 극장이다. 일전에 시부모님과 몇 번 와봤던 곳- 
 
"이곳에는 낮에 가면 영화가 더 저렴하거든. 낮에오는 관람객들은 주로 나이든 사람들이란다. 호호." 
 
극장앞에서 아버님과 상봉했는데 어머님은 우리끼리 커피숍에 다녀온 사실을 비밀로 하시고는 시장에 들렀다 오는 길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눈치껏 맞장구를 쳤다. 
 
문제는 어머님께서 영화 상영시간을 잘못 알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아직 30분이나 남았는데 커피숍으로 가서 기다릴까?" 라는 아버님의 말씀에 어머님은 울랄라... 하고 중얼거리시며 영화 시간표를 보고 또 보셨다. 
 
그렇게 우리는 또다른 커피숍을 향해 걸었다.
 
울랄라...
 
방금 차를 마셨으니 이번에는 까페올레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신나게 시부모님을 따라 걸었다.
 
샌드위치도 마져먹어야지 😆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이전 포스팅 보러가기
무뚝뚝한 프랑스 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
오페라에서 열린 무료 행사 알차게 즐겼다.
나라별로 다르게 해석되는 제스처들
눈치없는 남편 (시댁 테라스 식사 후식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