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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남편이 만든 미트파이 자랑해요

by 낭시댁 2023. 12. 3.

집들이 후 남은 페스트리 반죽(pâte feuilletée)으로 훌륭한 미트파이를 선보였던 남편.  

자기입에도 굉장히 맛있었던가 보다. 
 
며칠 후 장보러 갔던 남편의 장바구니에는 페스트리 반죽이 잔뜩 들어있었던 것이다. 

꺼내서 세어보니 무려 4개나 된다. 거기서 피자반죽까지 5개다. (피자도우는 집에서 만든거랑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번 비교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아서 샀다고 한다.) 

 
"미트파이 또 만들어주려고?" 
 
"응 솔직히 정말 맛있었잖아?" 
 
그래 맛있었지. 또 먹고싶은것도 맞지. 하지만 이건 좀 많지않나... 하여간 한 번 꽂히면 말릴수가 없다. (우리친정엄마가 생각나는 군.)
 

 

 
그날 저녁 자서방은 미트파이를 구웠다. 

자세히 보면 위에 격자 무늬도 만들었다. 뭔가 전문가스러운ㅎㅎ

 
최근에 운명처럼 드래곤라자(이영도) 전자책을 발견했던 나는 며칠동안 홀린 듯 5430페이지나 되는 분량을 단숨에 읽어버렸다. 덕분에 자서방의 요리과정을 놓쳤음. 우리 남편 요리하는걸 좋아하긴 하지만 옆에서 누가 구경해주면 더 좋아하는데 말이다. (이건 우리 시어머니와 꼭 닮음) 대신 나는 완성된 파이를 보고 요란하게 손뼉을 쳐주었다.    
 
"올! 멋지다! 이번에는 동그랗게 만들었네?" 
 
"응 위 아래에 반죽 하나씩해서 총 두 개를 사용한거야. 반죽 두 개 남은 건 냉동실에 넣어놨어. 아직 뜨거우니까 좀 기다렸다가 먹어." 
 
스스로가 대견한 표정으로 오늘의 셰프인 자서방은 이래저래 설명을 해 주었다. 

 
같이 먹을 양배추를 좀 채썰고나서 한조각 큼직하게 잘랐다. 많이 먹을테다! 

속에 내용물이 흘러나오는데요 셰프님?
 
뭐 그래도 맛은 좋다!  우리 남편 셰프가 맞구나. 어머님은 그랜드셰프 남편은 쁘띠셰프. 

시어머니께 자서방의 미트파이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이미 자서방이 자랑을 했다고 한다. 본인도 뿌듯했던게야 ㅎㅎ
 
자기가 만든 요리를 마누라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자서방의 표정은 꽤 즐거워보였다.
 
"내일 먹고싶은거 있으면 말해. 내가 만들어줄게."
 
평소라면 아무거나 내가 먹고싶은걸로 하라고 대답하던 자서방이 오랜만에 메뉴를 말했다.
 
"라따뚜이."
 
그래 만들어주지.  안그래도 날이 쌀쌀해지니 나도 라따뚜이 덮밥이 생각나더라.

요즘 야채값이 비싸서 주키니는 냉동으로 썼다. 오히려 안부서지고 더 좋은것같네? (가지는 세일할때 사다가 썰어서 얼려놨던건데 요긴하게 썼다.) 

밥이랑 라따뚜이를 거의 같은 비율로 담고 계란 후라이 2개 얹어주면 게임끝! 
몸에도 좋고 속도 든든하고 자극적이지 않은데 정말 맛있다! 
 
 
아 물론 나는 여전히 자극적인 요리를 즐긴다.

김치오뎅국수 캬... 
이런걸 내가 틈틈히 먹어주니까 프랑스 음식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지. 
 
프랑스에서 추운날 먹는 김치오뎅국수맛은... 아 말도 마셔요... 
갑자기 드는 생각- 추운날 뜨끈하게 라면 끓여서 발코니에서 떨면서 한번 먹어볼까... 
 
 
아 오늘은 남편 요리 자랑하는 포스팅을 작정하고 써내려갔던 것인데 결론은 또 한식이네.
한식만세
김치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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