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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태국

포멜로와 씨름하기

by 낭시댁 2017. 1. 29.

클리닉에서 일하는 자서방은 환자들이나 동료들이 가져다준 다양한 선물들을 집에 가져올때가 있는데 햄버거나 과일들일때가 많다. 

처음엔 여자가 줬냐 왜 줬냐 몇살이냐 꼬치꼬치 캐물었는데 대부분 나이가 많은 분들인걸 이제는 알아서 감사히 잘 먹고있다. 

자서방은 과일을 잘 먹지 않아서 대부분 내 입으로 들어가는걸 그사람들은 알까..

 

어제 퇴근해서 돌아온 자서방이 가져온 건 바로 포멜로.

​완전 코코넛사이즈다. 

며칠전 신서유기에서 중국 자몽이라고 나오던데- 

정말 크다. 

필리핀에 살때 자주 먹었다. 그때 포멜로가 유명한 지역이 있어서 거기서 난 포멜로만 사먹었드랬는데 지금이 기억이 안난다. 하나를 가지고 여럿이 둘러 앉아 까먹었는데 오늘은 나혼자 씨름을 하기로 했다. 

​진짜 코코넛같이 생겼다.ㅎㅎ

​칼집을 길게 네군데 내고 손으로 낑낑거리면서 껍질을 깠다. 

​역시 쉽지가 않구나.. 

참고로 난 오렌지 먹을때도 이렇게 먹는다. 

아침먹고나서 후식으로 먹겠다고 낑낑거리며 까고있으려니 출근하던 자서방이 빵터졌다. 마치 나혼자 코코넛들고 차력소하는 기분이 들었다.

자서방은 오늘 VVIP가 일찍 예약돼 있다고 일찍 출근하는 길이었다. 

​드디어 큰 껍질은 다 깠는데... 여전히 코코넛같은 자태..

​포멜로는 속껍질이 쓰기때문에 안먹는다. 요렇게 알맹이만 빼먹는거-

태국에선 길거리에 이렇게 포장해서 팔고있는걸 자주 볼 수 있는데 새삼 이렇게 까기가 힘든거였구나 싶다. 

대신 태국에선 맨손으로 과일 자르고 손질하다가 그 손으로 돈도 받고 다시 그손으로 그대로 과일손질하고 하는걸 자주 볼 수 있다는 사실;; 

알맹이 부서지는건 입으로 넣고 큰 알맹이는 통에 담았다. 

단맛이 약간 더 있으면 좋겠지만 그럭저럭 새콤달콤하다. 

포멜로의 매력은 역시 입앗에서 터지는 굵은 알맹이 

역시 혼자서 하나를 다 먹는건 무리인듯-

어차피 까다로운 자서방은 포멜로를 먹지 않으므로 반통은 남겨놨다가 다음에 까먹기로 했다. 

손가락이 급피곤해 지는 기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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