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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프랑스 친구네 고향집 방문기

by 낭시댁 2022. 8. 17.

카린은 오후 5시에 아들 가브리엘과 함께 우리집으로 픽업을 와 주었다.

 

그렇게 나는 그들과 함께 그녀의 고향, 보쥬에 있는 에피날이라는 도시로 향했다.

낭시에서 고작 한시간정도 달린 후 도착한 그녀의 고향집에는 그녀의 아버지와 고모가 함께 살고 계셨는데 두분다 연세가 지긋하셨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온기. 우리 시댁과는 또다른 느낌의 온기였다. 

이 노견의 이름은 리넷인데 우리를 가장 먼저 반갑게 맞아주었다. 산책도 자주 나가지만, 이렇게 일광욕을 위해 밖에 머물때는 마당에 목줄을 채워둔다. (혼자 밖에 나가서 사고날까봐.)  

그리고 거만하게 우리를 맞이한 이 고양이의 이름은 사이토. 

 

일본만화를 좋아하는 가브리엘이 지은이름인데, 덩치가 커서 가브리엘은 무섭다고 피해다녔다ㅋㅋ 

 

고모님께서는 나를 2층으로 데려가셔서 내가 지낼 방과 욕실 등을 보여주셨다. 

사이토는 그런 내 앞을 알짱거리며 한발 앞서서 함께 다녔다. 마치 자기가 안내를 하겠다는 듯이 말이다. 

내 방에도 나보다 한발 앞서서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ㅋ

내 침대에 왜 니가 먼저 올라가는건데...

이 인형들은 돌아가신 카린의 어머니께서 수집하신 것들이라고 했다. 

프랑스는 이렇게 정사각형의 베개를 쓴다. 자서방이나 시댁에서는 한국처럼 길쭉한 베개를 써서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이거 꽤 불편하다. 베개머리위가 쓸데없이 길어서 침대밖으로 발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풍경- 

카린의 아버지께서 아뻬리티브로 마실 씨드흐나 로제와인을 사오라고 하셔서 나와 카린은 동네 까르푸로 갔다.    

카린이 고른 씨드흐 두병. 크레커도 두가지 사왔다.

따뜻한 느낌이 뿜뿜하는 부엌

카린의 아버지와 고모님은 두분다 교사로 근무하시다가 정년퇴직을 하셨는데, 두분다 재치있으시고 다정하셨다. 무엇보다 나를 굉장히 살갑게 대해주셔서 너무나 즐거웠다. 

부엌에 있는 이 문은 식료품 창고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냉장고였다! 문 손잡이가 너무 작아서 꽤 불편했지만 뭔가 엔틱하고 느낌이 있다. 

고모님께서 집에서 직접 담으셨다는 호두와인을 맛보여주셨다. 

고소한 호두의 향이 진하고, 맛을 보니 달달하고 너무 맛있었다! 두눈이 휘둥그레지는 맛!!! 별 다섯개!!!  

호두 와인으로 다같이 건배를 했다. 

아버님 잔이 비었군요... 죄송합니다ㅋ

"저를 환영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나 들어갈래요...

홈메이드 호두와인과 함께 우리는 크레커에 올리브 스프레드를 발라 먹었다. 

하나는 올리브호두, 또 하나는 올리브 바질이었는데 둘다 정말 맛있었다. 

가브리엘은 떡국을 많이 먹어서 43살이 되었다고 자랑을 했고, 카린은 아버지와 고모님께 한국의 새해풍습과 나이를 세는 법이 다르다는 사실을 설명해 드렸다. 

그리고 고모님께서는 우리 시어머니께서 잘해주시냐고 물으셔서 내가 최고의 시어머니라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자랑했다.ㅋ 그 외에도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다. 

 

음식뿐 아니라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처음 만난 화목한 가족에게 둘러 쌓여서 내 입가에 미소가 내내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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