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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올해 생일은 한국인 친구들과 분식파티!

by 낭시댁 2023. 5. 5.

내 생일파티 당일이 왔다.
비록 생일 당일은 아니었지만 한국인 친구들과 한국 음식(그것도 분식!)을 먹기로 했으니 너무 설레서 밤잠을 설쳤다. 밤새 머릿속으로 아침에 음식준비를 어떤 순서로 할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느라ㅎㅎㅎ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밥솥에 밥을 먼저 안치고 김밥 재료들을 준비했다. 

단무지 대신에 오이와 양배추 피클을 꼬옥 짜서 채썰어서 넣고, 재료를 꽉꽉 알차게 넣을 수 있도록 당근과 계란도 모조리 채를 썰었다.
깻잎대신 상추를 넣은 참치김밥! 

캬... 김밥은 내가 정말 자신있음...!  
(5줄을 쌌는데, 하나도 안남기고 다 먹었다 ㅎㅎㅎ) 

그 다음에는 떡볶이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푹 퍼진 떡볶이를 좋아해서 오래 끓였다. 양배추와 양파도 듬뿍듬뿍 넣고, 김말이를 찍어먹을 수 있도록 소스를 넉넉하게 만들었다. 하나 맛보았더니 단짠맵의 정석이 제대로 살아있다. 이 정도면 친구들이 넘어가겠는데...! (나에게 겸손함이 부족하다는 자서방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친구 한명이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티비옆에서 놀고있던 무식이가 낯선 손님을 보고는 굳어버렸다. 엄청 웃겼는데 사진으로 못남겨서 아쉽네... 
 
친구들이 모두 도착하고, 자서방이 사다준 화이트와인을 오픈했다. 
 
와인가게에서 말한대로, 과연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 맛이었다. 

술을 안좋아하는 친구들도 다들 너무 맛있다고 입을 모았다. (나중에 자서방이 듣고 매우 뿌듯해했다.)
 
와인잔을 기울이며 밀린 수다를 폭풍처럼 떨다가 잠시 후 점심테이블을 차렸다. 

김말이는 에어프라이어에 데우고, 떡볶이랑 친구가 가져온 미역국도 데워서 냈다.

냄비채로 대-충 올리기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 보람이 있군.
(결국 청소 할 시간은 전혀 없었지만... 다행히 청소는 자서방이 본인의 선에서 최선을 다해주었다.) 

다행히 친구들이 너무 맛있다고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야채 듬뿍넣고 비빔국수도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했어." 
 
"어우, 이것도 엄청 많아요!!" 
 

쫀득한 떡볶이와 참치김밥 그리고 김말이! 이정도면 해외에서 최고의 생일상이 아닌지 😍

거기다 친구가 끓여온 미역국도 너무 감동이었다. 생일날 미역국을 언제 마지막으로 먹었던가...? 

친구들은 내 김치도 너무 맛있다고 말해주었다. 일주일전에 담은 김치가 딱 알맞게 맛이 들었다.  

 
또다른 친구가 사온 빠나셰. 알콜 도수가 0.5%라 부담없이 마셨다. 
 
 
오랜 식사를 끝낸 후 친구가 가져온 케잌에 촛불을 붙였다. 

민망한 생축노래도 부르고 커피도 내려와서 디저트 흡입 시작ㅋ

얼마전 벨기에에 다녀왔다며 친구가 가져온 와플. 제대로된 와플은 처음 먹어봤는데, 이렇게 뜨거운 커피위에 올려놓으면 속에 꿀이 촉촉하게 녹아서 더 맛있다고하길래 따라해보았다. 

침실에 꽁꽁 숨어있던 무스카델은 나중에는 궁금했더니 한번씩 나와서 보고 가곤 했다. 무스카델이 거실앞에 가만히 앉아서 우리를 살피고 있는게 보일때마다 어찌나 웃긴지. 하지만 누군가가 다가가면 또 쪼르르 침실로 도망갔다가, 아무도 안보면 또다시 나와서 우리를 관찰하고 있었다. 
 
"나 곧 가야 되는데 마지막으로 무스카델 한번만 만져보게 해주면 안돼?" 
 
친구의 부탁으로 무스카델을 안고 나와서 모두 한번씩 만져보게 해주었다. 의외로 얌전하게 안겨서 손길을 즐기는 무스카델ㅋ

나중에는 바구니에 가만히 앉아서 우리의 대화를 함께 듣고 있었다. 친구들이 쓰다듬어도 거부하지 않고 다 받아주네? 이쁜것...!!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예뻐요! 털도 엄청 부드럽고요!! 정말 얌전하네요?" 
 
오늘의 주인공은 결국 무스카델이었다. 
 
나중에 돌아온 자서방은 친구들이 무스카델을 예뻐했는지 먼저 물었다 ㅎㅎ 역시 자서방도 무스카델바보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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