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한국인들의 남다른 먹성에 놀란 프랑스인

by 낭시댁 2023. 9. 18.

한국인 동생이 그녀의 프랑스인 남자친구와 함께 점심식사에 자기네 집으로 나를 초대해 주었다. 
 
"언니 제가 떡볶이 해 드릴게요!" 
 
음... 그럼 난 뭘 가져가지... 
 

요즘 한참 꽂혀있는 참치부추전을 구웠다. 

4판이나 구웠다! 
 
너무 맛있어서 굽는 도중에 좀 많이 뜯어먹긴 했지만. 

그리고 내가 만든 쪽파 갓김치도 한통 담았다. 양이 많진 않았지만 이런 좋은건 나눠먹어야징... 
동생이 좋아하는 양배추 피클도 담고... 
 

동생네 집에 도착했더니 벌써 이렇게나 푸짐하게 한상을 차려놓았네!! 
 
떡볶이만 하는줄 알고 부추전까지 해왔는뎅 왜이렇게 많이 준비한거니!! 

떡볶이는 정말 죽을때까지 먹어도 질리지 않을것 같다. 내사랑 떡볶이... 
 
일전에 동생이 내가 만든 떡볶이를 먹어보더니 너무 맛있다며 비법을 물었을때 라면 스프라고 알려줬더니 ㅎㅎ 그때부터 떡볶이 솜씨가 일취월장했다! 

무엇보다 내 눈을 휘둥그래하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순대였다. 세상에 마상에나 얼마만에 보는 순대니... 
동생이 아껴둔 한국 냉동식품들을 나를 위해 모조리 풀어냈단다.
 
감동 ㅠ.ㅠ 순대맛도 감동... ㅠㅠ
 

 

납짝만두 생선튀김 치즈스틱
 
그리고 시판 국산 제품으로 만든 주먹밥까지 등장함

내가 구워온 부추전과 갓김치도 자리를 잡았다. 
 
한국인인 우리에게 갓김치가 맛있는 건 이해가 가는데 동생의 프랑스인 남친도 갓김치가 맛있다며 매운걸 계속 집어먹는게 신기했다. 
매운음식 좋아한다고 하면서 실은 물을 더 많이 마시고 있어서 우리가 웃었다. 
 
갑자기 서툰 한국말로 그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의 남편은... 매운거 잘 먹어요?" 
 
우리 둘다 귀여워서 쓰러졌다ㅋㅋㅋ
 
동생이 대견한 표정으로 한국말을 칭찬해주었다.  
 
"아이 참 잘했어요!" 
 
나는 그의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천천히 대답해주었다. 
 
"우리 남편은 매운거 못먹어요. 근데 본인은 매운거 좋아한다고 말해요." 
 
 

잘 먹겠습니다! 
 
그녀의 남친은 그녀가 음식을 너무 많이 차린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은 세명인데 음식은 6인분이야?" 
 
"걱정마, 우리는 다 먹을거니까." 
 
그렇다. 우리는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다. 심지어 내가 가져온 음식도 추가되었는데 말이다. 그녀의 남친은 일찍 젓가락을 놓았지만 우리 젓가락은 마지막 음식 한톨도 남기지 않은채 모조리 다 먹었다. 
 
"피자먹을땐 두조각이면 충분하지만 우리가 한식을 먹을땐 끝없이 계속 먹을수가 있지." 
 
놀라는 남친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했고, 나는 옳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 후식도 있어요! 밥솥으로 초코 카스테라를 만들었어요! 우리 제대로 된 아이스아메리카노랑 같이 먹어요!" 

프랑스 커피숍에서 제대로 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없어서 자주 서운해 하던 동생은 제대로 된 시원한 아아를 세잔 말아왔다. 
 
"한국인들은 밥 배랑 후식 배가 따로 있다니까?" 
 
우리의 남다른 식성에 계속 놀래고 있는 남친에게 동생이 말했다. 나는 또 그 말이 맞다고 추임새를 넣었다. 뭐 우리가 실제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으니 이제는 믿겠지...
 

초코 카스테라 정말 맛있었다. 내가 한조각 먹고 더 먹었더니 동생이 자서방을 위해 남은 카스테라를 모두 싸주겠다고 했다. 
 
그녀의 남친의 표정이 왠지 아쉬워하는 듯 하여 ㅎㅎ 그럼 딱 두조각만 싸달라고 했다. 

 
"우리 추석에 뭐하지?" 
 
그녀의 남친의 말에 내가 생각없이 대답했다. 
 
"고스톱?" 
 
"아! 그럼 되겠다! 우리 추석에 모여서 고스톱쳐요!"
 
하하 추석 스케줄 확정이다. 
 
 
 
 
 
 
이전 포스팅 보러가기 
프랑스 소도시 낭시에 K-pop 파티가 열렸다.
해외에서 먹는 한식, 얼마나 맛있게요!
프랑스인들과의 삼겹살 파티 (feat.깻잎)
비폭력 혁명에 대해 토론하다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