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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프랑스 소도시 낭시에 K-pop 파티가 열렸다.

by 낭시댁 2022. 10. 4.

지난주부터 우리학교 곳곳에 붙어있던 벽보. [Korean Garden Party]

토요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식사/ 9시부터 새벽1시까지 K팝 파티.

k팝파티까지는 몰라도, 한식 저녁 식사는 꼭 먹고
싶었기에 동네 한국인 동생이랑 같이 가려고 예약을 완료했다. 그리고 바로 어제 그 행사에 다녀왔다!


처음 와본 곳이라 이 장소가 맞는지 갸웃했는데, 실내에 들어가자마자 울려퍼지는 k팝 음악과 거기에 맞춰서 신나게 리듬을 타고 있는 프랑스 젊은이들을 보면서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구나 싶었다.

한식 저녁식사를 위해 입구에서 15유로를 결제했는데 엉트레가 포함한 금액이라고 했다. 대신 음료는 따로 주문하라고 하길래, 우리는 2유로에 알로에베라 한잔씩을 주문했다.

자리에 앉으니 프랑스인들이 우리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다 주었다. 비건만두 2개가 얹어진 소고기 비빔밥과 김치 그리고 가장 반가운 찹쌀떡!!

만두를 먼저 먹고나서 비빔밥에 고추장과 김치를 잔뜩 부어서 비볐다.

솔직히 말하면... 만두나 비빔밥은 특별히 맛있지는 않았다;;  내가 만든 만두랑 비빔밥이 최고라는 자서방의 말이 백번 옳다ㅋ

비빔밥에는 참기름과 계란후라이가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근데 이 찹쌀떡 너무너무너무 감동스러웠다. 포장에 써진 한글조차 반가웠다ㅎㅎ 무엇보다 한국인들과 둘러앉아 함께 먹으니 더 맛있었다.

떡볶이는 11유로에 따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탱글탱글한 밀떡과 어묵이 너무너무 반가웠다. 반가움의 연속 ㅎㅎㅎ

얼마만에 먹어보는거냐...

근데 떡볶이는 주변 외국인 친구들에게 호불호가 있더라. 말레이시아 친구가 한국 드라마에서 너무 맛있어 보여서 마트에 파는 즉석 떡볶이를 사먹어봤는데 맵기만 한 탄수화물 덩어리를 왜 그렇게 비싼돈을 주고 사먹는지 이해가 안가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친구야 떡볶이는 한국에서 비싼 음식이 아니란다... 그리고 우리에겐 학교앞에서 친구들과 먹던 추억의 맛이지...

주변에서 맵다고 혀를 습습하면서 떡볶이를 먹고 있는 이 프랑스인들은 떡볶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원래 우리는 밥만 먹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식사중에 지인들을 만나게 돼서 어쩌다보니 윗층에서 열리는 k팝 공연에 따라올라가게 되었다.

프랑스 소녀들이 K팝 음악에 맞춰서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했다. 멤버가 바뀌면서 5곡 정도 연속으로 공연한 것 같다.

k팝공연.gif

그녀들이 춤을 추면서 입으로 한국어 노랫말을 립싱크처럼 따라부르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낭시에 한국 노래방이 시급하다... 자서방 투자 좀 해줘봐...

그나저나 내 귀에는 걸그룹 노래들이 전부다 블랙핑크 목소리로 들렸다. 요즘 내가 아는 걸그룹이 블핑뿐이라서..;


그런데 공연을 보고 있는데 내 바로 앞에 내 친구 카린이 그녀의 남친과 함께 앉아있는것이 아닌가ㅎㅎ 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역시 그녀도 k팝을 사랑하는 프랑스인들중 일인이었다.

공연이 끝나고나서 진짜 k팝 파티가 시작되었다. 싸이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다같이 함성을 지르고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음 나는 집에가야겠다...

출구로 빠져나오는 1분여의 시간동안 나도 함성을 지르고 몸을 흔들어주었다ㅎㅎㅎ


"어! 달이 왜 저렇게 커?!"

하늘에 두둥실 걸린 달이 비정상적으로 커서 너무 신기했다. 지난달에 봤던 슈퍼문보다 큰데??

친구랑 커다란 달을 보면서 오늘의 k팝 파티에 대한 감상평을 나누었다.

이 작은 도시에서 한국문화에 열광하는 프랑스인들을 보니(젊은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매우 뿌듯해지는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한식도 먹고, 매운 한식을 맛있게 즐기는 프랑스인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또한 한국에서 유학 온 몇몇 어린 학생들을 만날수가 있었던 점 또한 또다른 즐거움이었다.

부디 이 한류가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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