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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아름다운 프랑스 낭시를 소개합니다.

by 요용 🌈 2022. 10. 5.

지난 학기때와 마찬가지로 첫주는 학교와 낭시의 정보를 파악하는 시간들이 많았다.

이번에는 선생님께서 단체로 걸어서 낭시 구시가지를 둘러보자고 하셨다. 지난 학기때도 걷는거 엄청 좋아하셨는데 이번에는 또 얼마나 걸으려나 ㅎㅎ 그래도 신나기만 했다.

아침에 등교해서 1시간정도 낭시의 공작이었던 스타니슬라스와 스타니 슬라스 광장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나서 구시가지로 다함께 출발했다.

우리가 몰랐던 골목길들을 알게 되었다! 진작 알았다면 시내로 좀더 빨리 다닐 수 있었을텐데!! 지금부터라도 골목이 닳도록 시내를 다녀야겠다.

시내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화려한 아르노보 양식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오래된 레스토랑인 Excelsior이다. (아르누보는 낭시에서 시작되었다.) 이곳은 시어머니와 자서방을 따라서 몇번 와봤던 곳이기도 하다. 식사는 꽤 비싸지만 커피만 마시면 그리 안비싸므로 낭시 관광오시는 분들에게는 필수 코스!

레스토랑 맞은편에는 역시 오래된 유명한 디저트가게가 있는데 우리는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구경했다.ㅎㅎ

낭시 특산품인 봉봉-

낭시는 또한 마카롱의 본고장인데 모양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마카롱과는 좀 다르다. 속에 필링이 없는 형태- 여기서 우리가 알고 있는 알록달록한 모양으로 진화했다는 이야기인데 나는 이 수수한 낭시 마카롱이 더 맛있는것 같다.

그리고나서 우리는 근처에 있는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이 도서관 한켠에는 스타니슬라스 관련한 고서들만 모아둔 방이 따로 있었다.

책들의 색이 바래지 않도록 모두 푸른빛이 나는 흰 종이로 감싸둔 모습이었다.

사진 가운데 흉상이 바로 스타니슬라스 공작이다.


과거 로렌은 프랑스나 폴란드에 소속되지 않은 작은공국이었는데 프랑스가 하도 침략해와서 로렌지역 사람들은 프랑스를 매우 싫어했다고 한다. 낭시는 그러한 로렌의 수도였다.

폴란드의 왕이었던 스타니슬라스는 왕위를 빼앗긴 후 로렌의 공작이 되었는데, 당시 어린 소년이었던 루이 15세와 22세였던 스타니슬라스의 딸 마리를 결혼시키면서 프랑스 왕의 사위가 되었다.

스타니슬라스는 사후에 로렌 공국을 딸 마리에게 물려주는 명목으로 프랑스에 합병을 하기로 했는데 이미 적지 않은 나이였던 스타니슬라스는 예상보다 너무 오래 살아버렸다. (이 부분을 이야기 하시던 선생님께서 웃음이 터지셨다ㅎㅎ)

스타니슬라스는 노년에 낭시 근처에 있는 샤또 드 뤼네빌이라는 궁에서 살았는데 이곳은 쁘띠 베르사유라고 불릴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해당 정보가 있는 누군가의 블로그가 나왔다. 클릭해서 열어보니 다름아닌 내 블로그네... 이미 내가 가 봤던 곳이었군.. 기억력이 점점... 또르르...)

프랑스 소도시 주말 나들이- 샤또 드 뤼네빌

 

프랑스 소도시 주말 나들이- 샤또 드 뤼네빌

샤또 드 뤼네빌 Château de Lunéville 뤼네빌 지역의 성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지만 꽤 유명한 곳인듯 하다. 내가 거실에서 고양이랑 뒹굴고 있는게 딱해 보

mok0nolg0.tistory.com

 


스타니슬라스는 샤또 드뤼네빌에서 건강하게 살다가, 89세때 쌩뚱맞게도 화재로 사망했다. 겨울에 망토를 어깨에 걸친채 벽난로 불에 담뱃불인가를 붙이려고 숙이다가 망토에 불이 붙었다고 한다. ㅡㅡ; 애석하게도 바로 사망하지 않고 열흘정도 고통받다가 사망했다는데 울 선생님 설명하시면서 자꾸 웃으셔서 우리도 따라 웃었다. 프랑스의 기대와는 다르게 스타니슬라스가 생각보다 너무 오래 살았던데다 노환이 아닌 화재로 사망하게 된 부분이 웃기셨던가보다ㅎㅎㅎ

 

도서관 사서님께서 오래된 책 한권을 소중하게 펼쳐서 이것저것 우리에게 보여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도서관 창밖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그 다음 우리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타니슬라스 광장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자주와도 질리지 않고 항상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되는 곳이다.

올해도 Jardin행사가 준비되고 있었다.

우리반 19세 베트남 남자애가 옆에서 자꾸 담배를 펴서 열심히 피해다녀야했다;;

 

스타니슬라스가 프랑스와 사돈이 될때 로렌 사람들은 반기지않았다. 과거에 맨날 침략해오던 원수같은 나라였으니까. 아무튼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스타니슬라스 광장을 지을때 프랑스를 상징하는 문양들을 화려하게 많이 넣었다고 한다. 아, 원래 광장 중심에도 루이 15세의 동상이 세워져있었는데 지금은 스타니슬라스의 동상으로 바뀌어있다. 금방 이세상을 뜰줄만 알았던 장인은 오래오래 장수하고 동상까지 없어지고 지못미 루이15세...

태양왕 표식과, 수탉, 왕관 등등...

광장옆에 있던 오래된 우물인데, 내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지나가던 아저씨가 저 동상이랑 똑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자기도 찍으라고 하셨다ㅎㅎ 웃느라 못찍음ㅋㅋ

본격적으로 올드타운이 시작되는 느낌이 팍팍드는 돌바닥-

어찌나 정교하게 만들어놨는지 앞으로 천년도 끄떡없을것 같다.

이곳은 스타니슬라스 광장 바로 옆에 붙어있는 아파트인데, 허름해 보이긴 하지만 엄청 비싸다고 한다. 자서방도 설명해 준 적이 있는데 오른쪽 차고들은 한때는 마굿간이었던 건물인데 지금껏 그 형태 그대로 보존돼 온 것이다. 마굿간 지붕은 작은 테라스로 이용되고 있는데 아파트 2층에서 바로 건너갈 수 있고 거기서 바로 쭉 가면 페피니에 공원으로 이어진다.

여름에는 저기에서 풀장 파티를 하기도 한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동네 사람들은 부자들이라고 하셨다ㅎㅎ

그 다음에 우리가 간 곳은 바로 듀칼 궁전 (Palais des ducs de Lorraine). 즉, 로렌의 공작이 살았던 궁전이다.

오래전 파리 노틀담 성당을 보면서 가이드님이 하신 말씀을 선생님께서 그대로 해주셨다. 바로 빗물빠지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파이프마다 붙어있는 악마 형상들에 대해서-

당연히 빗물이 빠지는 용도로 만든것이지만 (저 입밖으로 빗물이 빠지는 용도였지만 현대로 오면서 파이프를 추가로 만든듯 한다) 악마의 형상으로 만들어서 불운이 겁먹고 도망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하셨다.

낭시 구시가지 나들이,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