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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40대의 캠퍼스 라이프가 다시 시작되었다.

by 요용 🌈 2022. 9. 27.

오늘은 로렌대학교 Défle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날이다.

이것저것 학교 시설등을 소개하는 날인데 놀랍게도 아침 8시 반부터 1시 반까지 이어지는 일정이라고 한다. 소개할만한게 그렇게 많았던가...?

이번에 두번째 학기인 나는 큰 기대감없이 느지막히 학생회관(?)에 도착했다.

오잉! 빵이당!!

일단 추워서 실내로 들어가니 몇군데에 빵과 커피 차 그리고 음료수가 준비돼 있었다.

우리 그룹친구들이 있길래 일단 합류한 후 크루아상, 데니쉬와 함께 뜨거운 커피를 가져다 먹기 시작했다.

커피랑 뜨거운 차도 마시면서 나는 빵을 5개나 먹었다. 한반 소녀들이 그걸 보고 놀랬다. 뭐 이걸갖고 놀래니...

이곳 로렌대학교에서 어학연수를 받는 Défle학생들을 몇 그룹으로 나누어서 캠퍼스 곳곳을 소개해 주었다. 특이한 점은 프랑스인 재학생들이 우리를 인솔해주고 친절하게 설명도 해 주었다는 점이다.

도서관에서는 사서님이 설명을 해 주셨는데, 이곳에서는 노트북도 대여가 가능하다고 한다. (코로나때문에 당분간은 불가했지만)

조용히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휴게실에는 발로 페달 운동을 하면서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의자가 있다. 하지만 나는 저걸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한번도 못봤음...

 

학교에는 작은 식료품점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신선한 식재료및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게 아니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해당 부서에 문의를 하고 심사를 받은 후에서야 이용을 할 수가 있다. 그 학생들은 학교 카페테리아에서도 큰 할인을 받게 된다. 프랑스인 재학생의 설명이 끝났을때 브라질 여학생이 모두를 위해 추가 내용을 덧붙였다.

"저는 환율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신청했어요. 그랬더니 심사를 위해서는 보름이상이나 기다리라고 하더라구요. 그 만큼 신청하는 학생들이 많대요. 전쟁과 코로나등의 이유때문이겠죠. 저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부끄러워할 필요없이 지금 당장 신청하라고 조언해 주고 싶어요."

당당하고 야무지게 말하는 그 여학생이 너무 멋져보였다. 쟤랑 친해져야지...

 



그녀가 돌아왔다!!


작년 우리 그룹을 맡았던 세분의 선생님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자닌 샘! 항상 활기가 넘치고 모두를 웃게 하는 분이셨는데 은퇴를 하셔서 매우 아쉬웠다. 그런데 그 분이 일종의 자원봉사로 외국인 학생들에게 무료수업을 해 주러 다시 돌아오셨다.


수업 타이틀은 Théâtre 즉, 연극수업이지만 실제 연극을 가르쳐주시는게 아니라 롤플레이나 간단한 동작등의 활동을 하면서 프랑스어를 즐겁게 습득할 수 있는 수업이라고 하셨다. 지원자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 15-20명만 추릴거라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동안 나는 선생님의 페북 메신져로 수업등록을 희망한다고 온갖 하트를 찍어서 메세지를 보내드렸고 선생님께서 그걸 보시곤 엄청 웃으셨다ㅎㅎ

체육관에서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대해서 안내를 받았다.
등록한 후에 2번 이상 결석하면 짤린다고 (고급진 표현이 생각이 안남) 등록할때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한다.

나는 골프 베드민턴 스쿼시등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장비가 있어야 하는지 질문을 했는데, 골프는 장비를 빌려줄 것이고 나머지 라켓이 필요한 스포츠는 개인 라켓을 가져가야 하지만, 초반에는 아마 빌려줄 수 있을거라고 하셨다. 오 두근두근! 골프를 배워야겠다... 자서방한테 스쿼시 라켓사러 가자해야지.

그리고 우리는 [에라스무스]라는 유럽 교환학생 네트워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저기도 가입해야지 하고 굳게 다짐을 했다.

이곳에서 우리는 간단한 게임을 했는데 이것도 재미있었다.

vrai ou faux : 진실 혹은 거짓


4명씩 팀을 짜서, 두개의 진실과 하나의 거짓이야기를 만든 후 다른사람들로 하여금 어떤게 거짓인지를 맞추도록 하는 게임이었다.

나는 카자흐스탄 브라질 콜롬비아 친구들과 한 조가 되었는데 다들 성격이 너무 좋아서 많이 웃었다. 우리가 만든 세개의 문장 중 거짓은 몇번 일까요? 참고로 아무도 정답을 못 맞췄다.

1. 한국, 카자흐스탄, 브라질, 콜롬비아 네 나라에서는 매일 쌀을 먹는다.
2. 카자흐스탄에서는 동성애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3. 브라질에서는 국제전쟁에 브라질군대를 파병하는 것을 금한다.

이 중 거짓은 바로 1번이다. 의외로 카자흐스탄에서는 주식이 빵인 반면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는 우리처럼 쌀을 주식으로 먹는다고 한다.


새로운 친구도 많이 사귀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들은 날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학기때는 존재 하는지도 몰랐던 다양한 학교 시설과 활동들을 제대로 안내를 받을 수가 있어서 유익한 날이었다.

마흔 한살의 캠퍼스 라이프.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