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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식물로 실내에 생기를 한 스푼 더했다

by 낭시댁 2023. 10. 22.

토요일 오후 자서방이 갑자기 화분을 보러가자고 했다. 
 
"푸른색이 좀 필요할 것 같지 않아?" 
 
집 정리도 거의 끝냈겠다 다음주에 시부모님도 초대했으니 요즘 부쩍 벽에 거는 액자나 장식에 관심이 많아지는 자서방이다. 
 

날씨가 참 변덕이 심하다. 언제 추웠나싶게 한여름날씨가 반짝 찾아온 것이다. 

들어올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보타닉

자서방은 푸르고 키큰 화분이 갖고싶은 거였다. 

 
"이거 멋지지 않아?" 
 
"으엑... 너무 크고... 뾰족하고 심지어 가시 박힌것 좀 봐. 나는 절대 싫어."
 
나는 자서방이 고르는 키크고 뾰족한 화분들은 죄다 퇴짜를 놓았다. 뭔가 몽글몽글 동글동글한 식물이 갖고싶다. 
 

알록달록 고추다발이 부케처럼 열렸다. 근데 먹어도 되는거 맞나…?

역시 오키드가 제일 예쁘다! 

50% 세일하는 오키드가 있길래 얼른 하나를 집었다. 득템했다!! 
 

 

내가 오키드에 홀려있을때 자서방은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구불 거리는 줄기를 가진 나무를 홀린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Ficus Ginseng 피큐스 진생이라는 이름이었다. 네이버에 검색하니 인삼벤자민이라고 한다. 뭔가 동양적이고 고급진 느낌이었다.
 
사이즈가 작은 녀석들을 보니 왜 진생이라는 이름이 붙은지 알것 같았다. 
 
"작은 녀석들은 진짜 인삼처럼 생겼네!" 
 
"이거 진짜 인삼은 아니야." 
 
"이보시오, 나는 인삼의 나라에서 왔다오... 내가 그걸 모를리가. 내가 그동안 먹은 인삼만 해도 얼만데." 
 
근데 가격이 엄청 비싸네... 

결국 이 녀석으로 골랐다. 
처음 봤던건 120유로가 넘었는데 이건 조금 더 작은 대신 가격은 80유로 얼마 했던 것 같다. 내 기준으로 비쌌지만 자서방이 매우 흡족해했다. 같은 종류로 작은 화분들도 여러개 사고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차차 하는걸로... 

이런 녀석들이 있으면 모기 파리 좀 잡아 먹으려나... 아님 잡아다가 입안에 넣어줘야 할 지도...
 
 
저녁에 우리 부부는 화분 두개를 올려놓고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이거 물은 얼마나 자주 줘야 하는거래?" 
 
"...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식물 키우는데는 소질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자서방이다. 주로 내가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익사시켰다;;
 
"좋은 생각이야. 내 귀에는 자꾸만 식물들이 목마르다고 소리치는것만 같거든."
 

무식아, 너랑 나랑은 화분을 아낄수록 건들지 말아야 해... 
 
오키드 화분에서 꽃봉오리가 새로 올라올때마다 무식이가 거기다 머리를 비벼서 꽃을 피우지를 못했다... ㅠ.ㅠ
 
이 화분들은 나랑 무식이가 건들지만 않아도 오래 살 수 있을거라고 본다. 
 

그나저나 우리 무식이 궁뎅이 참 귀엽다. 팡팡 두들겨주고싶네.

잘 자 무식아. 우리 이 집에서 더 행복하자 :) 
 
 
 
*덧붙임

며칠 후 자서방은 화분을 하나 더 사왔다. 키큰 화분이 갖고 싶었는데 도넛사러 (ㅡㅡ;) 리들에 갔다가 고작 13유로에 이걸 사왔다면서 좋아했다. 어우... 이러니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나요... 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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