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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베트남 휴가중이신 용감한 시부모님

by 낭시댁 2020. 3. 8.

지금 자서방과 시부모님은 베트남 무이네에 있는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시부모님께서 매년 찾으시는 곳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시끄럽지만, 시어머니께서 이미 작년에 예약을 해 두셨기도 하고 시아버지의 거동이 점점 힘들어 지셔서 이번 아니면 다시는 못갈 것 같다며 시어머니께서 고집을 부리신 것이었다.  

나는 아쉽기는 했지만 한국에서 더 중요한, 마무리 해야 할 일들이 있었고, 또한 갔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에 베트남에서 사전 통보없이 한국발 비행기의 착륙을 불허하고 14일 격리를 시켰다는 뉴스를 보고서는 안가길 천만 다행이었다.  

사실 시부모님께서는 4월에 친구들 부부와 일본 여행도 잡혀 있으신 상태인데, 시어머니께서도 그것까지는 정말 무리라는 점을 이제는 동의를 하신다. 문제는 비행기표가 환불이 안된다는 여행사의 답변때문에 아직 취소를 못하고 있는 상황..


다행히 무이네는 아직 바이러스로 부터 안전한 상황이것 같다.
자서방과 시어머니께서 보내주는 사진들을 보면 진정 파라다이스가 저기구나 싶은 심정이다. 

 

 

 

자서방은 내가 함께 그곳에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시도때도 없는 화상통화와 비디오 그리고 사진들을 총 동원하고 있지만.. 그거슨 나를 더 괴롭히고 있는것이다말이다..ㅠ.ㅠ 부럽.. 

 

 

아침 저녁으로 화상 통화하는 시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한번 통화를 하면 끊지를 않으니..
요즘은 밤에 잠들기 전 자서방 양치하는 모습까지 꼭 보고 자는것 같다. ;; 내가 그거 꼭 봐야만 하는거니...

 

 

 

 

 

 

 

"이거좀 봐. 나는 틴에이져들이랑 여행 온거야. 아들은 안중에도 없도 각자 폰만 보시는거좀 봐."

"나 보고싶지?"

"당연하지. 지금뿐 아니라 항상 매 순간 그래."

"더 즐기도록 노력해. 더 많이 웃고 대화하고. 마지막 장거리 여행이 될 것 같으니 좋은 추억 만들어 드려야지" 

"근데 너무 지루하고 와이프가 너무 보고싶다. 그냥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어."

"지금 남편은 파라다이스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마. 바깥세상은 전혀 딴 판이라고..." 

자서방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추어서 겁먹은 듯이 말했다.

"이곳은 끔찍해... 너무 무서워... 바깥의 파도소리는 나를 언제나 괴롭히고, 나는 매일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아침마다 스프링롤을 6개씩 먹어.. 그리고.. 그거 알아..? 그들은 내방을 매일 청소해...ㅠ.ㅠ 뜨거운 날에도 어김없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해야만 해.. 이곳은 정말 끔찍해.." 

"아.. 정말 끔찍하겠다.. 남편이 좋아하는 스프링롤을 매일 먹어야 한다니... 그래도 조금만 참아.." 

자서방의 개그코드를 이해는 받아들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노력중이야.. 그리고 며칠후에 태국 다시 돌아갈 것도 걱정이야. 돌아가자마자 우리는 밖에 거의 안나갈거야. 비빔밥 먹으러 딱 한번 나가고 나머지는 다 집에서 요리해서 먹어야지. 이틀 후에 부모님 프랑스 가시는거 배웅해 드리고 나서는 그때부터 나 정말 짐 정리 시작하고 출국 준비 해야지.. 외출 안하고 집에만 있을거야" 

자서방이 요즘 자주 하는 말- 

"빨리 돌아가고 싶어. 그리고 빨리 프랑스 가서 우리 와이프 픽업하러 공항에 나가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 

으이그.. 파라다이스에 있는 동안은 즐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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