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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외국인들이 김치를 아는것은 아니었다. 시어머니랑 그헝프레갔다가 장보기 해 온 것들- 이중에 렌틸콩이랑 생선은 어머님이 사주셨다. 귀엽게 생긴 무도 반가웠지만 중파도 오랜만에 봐서 냉큼 장바구니에 담았다. 배추 한포기에 3유로였는데 아시아마트보다는 조금 더 저렴하다. 크리스티안 이모님은 내가 배추를 사는걸 보시더니 어떻게 먹는거냐고 자세히 물으셨다. "호기심에 나도 한 개 사봤는데 어떻게 먹는지를 모르겠더라구. 나 좀 가르쳐줘봐." "저는 김치를 해 먹을거예요." 전 세계 사람들이 김치를 다 알거라고 생각한 것은 내 오산이었다. 이모님은 김치를 모르셨다. "그건 익혀먹는거니? 아니면 생으로?" 음... 나중에 김치를 보여드릴 기회가 있기를... "생으로 드셔도 되고요, 볶거나 야채국에 넣어도 맛있어요." "아 정말? 생으로도 먹어봐야겠구나!".. 2023. 11. 30.
시어머니 프랑스어 욕 따라하기 아침 일찍 일어나 오늘은 무얼 할까 생각했다. 다음주부터 바빠질 일이 있어서 김치를 미리 해야 할 것 같은데... 혼자 나가기 싫어서 내 베프인 시어머니께 메세지를 드렸다. [저 배추사러 갈건데 같이 가실래요? 시내 나가서 우리 지난번에 못마신 커피도 마시고싶어요.] [오늘 주말이라 커피숍은 복잡할거야. 대신에 내가 그헝프레에 태워다주마.] 차편이 필요해서 연락드린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네; 잠시 후 어머님께서 우리 집앞에 도착하셨다. "봉쥬! 잘 지내셨나요?" 어머님 차에 올라타면서 반갑게 인사를 드렸더니 어머님께서는 대뜸 이렇게 대답하셨다. "오 메흐드!" 이거슨... 프랑스욕이다! "...왜요?" "아 미안, 내가 너 주려고 카키를 가져오려고 챙겨놨었는데 까먹었거든... 메흐드!" 프랑스.. 2023. 11. 29.
낭시는 아직 가을이다. 아름다운 가을. 며칠전에 새벽에 일어난 적이 있다. 침대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다 결국은 잠을 포기하고 거실로 나오니 6시였다. 아직 세상은 캄캄하고... 이제 무얼하지... 뭐할래 무식아? 왜 벌써 인났냐... 오랜만에 느껴보는 새벽의 고요함이 나쁘지는 않아서 조명을 밝히는 대신 어슴프레한 창가에 앉아 무식이랑 소곤소곤 대화를 하며 놀았다. 요가를 하자. 안한지 너무 오래됐으니까. 컴컴한데 요가매트를 꺼내와서 펼쳤다. 놀아달라고 야옹거리던 무식이도 나중에는 포기했는지 조용히 앉아서 나를 지켜봐주었다. 30분쯤 요가를 하고나니 몸에 열기가 느껴졌다. 이럴때 조깅을 나가야지! 땀이날 지경이라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설 수가 있었다. 추운날 반바지를 입고 조깅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공원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보슬비.. 2023. 11. 28.
오늘도 유쾌했던 시댁 나들이 이사한 후 시댁에 조금 더 멀어진 이유인지 방문 횟수가 줄어들었다. 특히 요즘에는 비가 자주 와서 엉덩이가 더 무거워지는것 같네… 이날도 비가 부슬거리긴 했지만 주말이라 자서방을 대동하고 함께 갈 수가 있었다. 올해도 시댁 살롱은 벽난로 덕분에 훈훈하다. 벽난로 옆에 장작을 쌓아둔 새로운 가구가 눈에 띄었다. 항상 바구니에 장작이 담겨있었는데 이렇게 쌓아올리니 확실히 깔끔하고 보기가 좋다. "저건 못보던거네요. 보기 좋아요." 내 말에 아버님이 씨익웃으며 말씀하셨다. "저기에 장작을 채우러 너희가 일주일에 한번씩 와 주어야 해." "그럼요! 기꺼이요! 제가 매주 와서 채워드릴게요." 서로 농담처럼 말하긴 했지만 내 대답은 물론 진심이다. "근데 옆에 리모콘같은 장치는 뭐예요?" 내 말을 들은 어머님께서는..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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