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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입맛 까다로운 남편을 세상 행복하게 해 준 요리 - 아쉬 빠멍티에

by 낭시댁 2020. 12. 16.

시어머니의 말씀이 맞았다. 이 요리 하나에 자서방을 무장해제 시켰다. 엄밀히는 허리띠를 해제 시켰음-   

아쉬 빠멍티에 (hachis parmentier de canard)

일전에 시어머니와 마트에 갔을때 시어머니께서 사 주신 오리 캔으로 만들었다. 이 커다란 캔에는 오리 넓적다리가 두개가 들어있는데 잔뜩 들어있는 오리 기름과 분리하기 위해서 우선 웍에다가 내용물을 넣고 살짝 끓였다.  

 

 

오리 기름은 버리지 않고 병에 담았다. 

우리는 감자요리를 할때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오리 기름을 사 먹는데 마침 오리 기름을 다 먹고 남은 병에 기름을 부었더니 한병이 가득 찼다! 식으면 하얗게 굳는데 통감자를 볶을때 (굽는것과 볶는것 중간) 한숟가락씩 유용하게 사용한다. 

 

 

그리고 고기는 뼈와 분리를 해서 잘게 찢었다. 포크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고기가 워낙 연해서 손으로 살짝만 눌러도 쉽게 찢어졌다. 살짝 뼈에 붙은 고기를 맛보았는데 너무 맛있었다. 짭쪼름해서 소고기를 활용하는것 보다 훨씬 맛있을것 같았다. 

 

 

써머믹스로 퓨레를 만드는 동안 잘게 찢은 고기들을 용기 바닥에 깔았다. 일전에 시어머니께서 주신 소고기 아쉬 빠멍티에는 자서방이 너무 달았다고 해서 고구마와 감자 비율을 1:3으로 했다. 

 

 

퓨레가 생각보다 많이 만들어져서 바닥에 고기를 까는 대신 퓨레를 먼저 깔고 중간에 고기를 깔고 다시 맨 위에 퓨레를 덮기도 했다. 라자냐처럼-

 

 

1층 퓨레

2층 고기

3층은 다시 퓨레

 

 

그리고 맨 옥상층은 빵가루 솔솔... 아니고 듬뿍!

 

 

빵가루까지 듬뿍 뿌려준 후 예열된 오븐에서 40분 정도 구웠다. 

처음에는 180도로 구웠는데 너무 더딘것 같아서 중간에 200도로 올렸다. 

 

 

완성된 나의 생애 첫 아쉬 빠멍티에!!! 

 

 

시어머니께서 주신 양배추샐러드와 함께 담아보았다. 최대한 신중하게 잘랐지만 모양이 흐트러졌다. 

 

 

 

 

부드러운 퓨레와 담백하고 짭쪼롬한 오리고기가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리고 참기름 간장 드레싱을 얹은 달콤한 양배추 샐러드도 완벽했다.

자서방도 저만큼 담아줬는데 결국 두번을 더 갖다먹었다. 안 말렸으면 남은거 혼자 다 먹었을 것 같다.

왠만큼 말려도 먹고싶은건 다 먹는 자서방이지만 오늘은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후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ㅋㅋ

"초코 케잌 안먹을거야?"

이말 한마디에 자서방은 세그릇만(?) 먹고 멈추었다.  

 

 

바닐라 크림은 자서방이 만들었는데 흑설탕을 써서 색이 칙칙...

자서방은 은밀히 고백했다. 

"우리 엄마가 만든것 보다 와이프가 만든 아쉬빠멍티에가 더 맛있어. 초코케잌도 그렇고... 엄마한테는 비밀이야." 

너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배를 쓰다듬는 자서방은 남은 아쉬 빠멍티에를 내일 먹는 생각으로 미리 설렌다고 했다.ㅋㅋㅋㅋㅋ 

다음에 또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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