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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 시어머니의 숙주 키우기 도전

by 낭시댁 2023. 4. 13.

시어머니께서는 나를 위해 베트남에서 녹두를 사다주셨는데 본인께서도 이참에 숙주 키우기에 동참하셨다. 

숙주는 잘 자라는데 콩나물콩은 어떨지 모르겠다.

 

베트남에서 녹두를 팔던 상인이 가르쳐준 대로 아예 채반까지 사오셔서 도전하셨다. 

"물은 아침 저녁으로 두번! 5일간 키울 것!" 

 

어머님께서는 상인이 알려준 내용을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읊으셨는데 나는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일체의 조언을 드리지 않았다. 어차피 말씀드려도 지금은 귀에 안들어오실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저두 오늘부터 키우려구요." 

 

숙주 키우기 경쟁 가나요.... 😆😆😆

 

역시나 내가 일주일을 길러낸 숙주의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어머님께서는 매우 놀래셨다. 

 

"내꺼보다 훨씬 잘 컸네! 어떻게 한거니? 좀 가르쳐줄래?" 

 

이제 어머님께서는 내 조언을 받아들이실 준비가 되신 것이다 🤓🤓

"음... 저는 물은 최대한 많이 줘요. 최소 하루에 4번정도요. 콩에 따라 달라서 보통 크는데 일주일정도 걸리더라구요. 날짜를 세기보다는 머리에 싹이 올라오면 먹어요." 

 

"그리고 어머님 채반은 바꾸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물주기 편하게 샐러드통이나 밥솥 찜기가 나을거예요." 

 

어머님은 바로 내 조언을 듣고 채반을 교체하셨다. 

 

"가지런히 위로 자랄 수 있도록, 물은 위에서 뿌리는게 좋을것 같아요. 물 낭비도 줄일수 있고요 :)" 

 

"내일 가서 제가 다시 봐드릴게요." 

 

"그래, 고맙구나!"

 

내가 키워낸 숙주는 라면 끓일때도 한줌 넣고- 

뜨거운 밥위에도 한줌 올려서, 볶은 당근(김밥하느라 엄청 많이 볶아놨던...), 참치, 계란 후라이는 두개 넉넉히 넣어서 고추장 참기름에 맛있게 비벼먹었다. 

그렇게 먹고도 숙주가 반이상 남아서 닭고기 넣고 볶음밥을 해 주겠다고 자서방에게 말했다. 

 

"나 볶음면도 좋아하는데..." 

 

"응? 뭐라고?" 

 

"나 볶음면 좋아한다고... 전에도 몇번 말했었는데... 잘 안만들어주더라..." 

 

아 그랬던가? 안 만들어줘서 서운했나...? 근데 왜 저렇게 소심하게 말하는거지 🙄

 

그럼 또 내가 자서방을 위해 볶음면 한번 기똥차게 만들어주지ㅋ 

김밥싸먹는다고 냉장고에 준비해 놨던 계란 지단이랑 볶음당근을 죄다 넣고, 주키니, 당근, 숙주까지 야채가 면보다 더 많이 들어갔다ㅎ

(양념은 간장, 마늘, 굴소스만 넣었다가 뭔가 부족한것 같아 설탕을 조금 추가했더니 완벽해졌다ㅋ)

 

요리하는데 자서방이 부엌에 와서 냄새가 너무 좋다고 신났다. 

내가 만들었지만 진짜 기똥차네. 

 

2차 숙주야 빨리 자라렴! 

 

어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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