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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남편 장난감이 된 다이소 거품기

by 낭시댁 2021. 1. 22.

한국에서 올때 나는 다이소에서 2천원짜리 거품기를 하나 사왔다. 

녹차가루를 녹이려고 사온거였는데 커피마실때 설탕녹이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가 내가 만든 초코 퐁당 케잌을 먹다가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생크림을 거품기로 휘핑해볼까? 되려나...?

작은 용기에 아주 조금만 만들어봤는데 그게 되는거다!! 30초만에 거품이 뚝딱 만들어졌다. 오호~ 신기하다~!!   

초코퐁당케잌을 전자렌지에 10총 돌려서 촉촉하게 만들어 준 후 그 위에 휘핑크림을 얹었다. 그리고 거실에서 티비를 보는 자서방 앞에 가져가서 자랑하면서 먹었다. 

키야... 완벽한 맛이다! 진하고 촉촉한 초코케잌과 부드럽고 가벼운 생크림이 너무 조화롭다. 더 많으면 좋겠지만 거품기가 너무 작고 힘없는 아이라서... 

자서방은 초코케잌 종류를 먹을때면 항상 위에 크렘엉글레즈를 뿌려먹는걸 좋아하는데 그건 계란이 너무 많이 든다. 자서방은 이걸 보더니 신세계를 본 것 처럼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기도 따라서 만들기 시작했다.  

문제는 너무 많이 먹는다는거... 

크림소스를 자주 요리하는 우리집에는 냉장고에는 항상 생크림이 준비돼 있다. 그런데 자서방은 그걸 죄다 휘핑을 돌려서 먹을 생각인가보다.

그리고는 속도가 더디다며 불평도 했다. 왜겠니... 생크림을 점점 더 많이 부으니까 그렇지...

그 거품기 내가 이처넌주고 샀다고... 이처넌어치만 부려먹자...

자서방은 생크림에 바닐라 설탕과 바닐라 익스트렉도 넣어서 휘핑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 이 맛은 인정...

초코케잌을 한번 먹고 연속으로 두번째 리필하는 중이다. 

괜히 알려줬나... 주말내내 저 작고 힘없는 거품기가 너무 무리했다. 

그리고 내가 혼자서 블로그를 쓰고 있으면 자서방은 한쪽팔에 주방수건을 곱게 접어 말고는 방에 들어와서 웨이터 흉내를 내며 이렇게 말하곤 한다. 

"마담, 라떼 한잔 하시겠어요?" 

내가 싫다고 하면 세상 무너지는 표정을 짓는다. 왜 안먹냐고... 

"그래, 한잔 부탁해." 

그러면 신나게 부엌에서 우유 거품을 내는 소리가 들린다 ㅋㅋㅋ 

우유거품을 내고나서 그 위에 휘핑크림도 얹었는데 우유거품속으로 흔적도 없이 가라앉아버렸다. ㅋㅋㅋ

그래도 내가 봤어 휘핑크림 얹는거. 그러니까 너무 실망하지말라고... 어우야 맛도 좋네~!! 

이 거품기 수명이 문득 궁금해졌다. 오래오래 장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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