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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남편과 저녁내기 첫 볼링 시합, 결과는?

by 낭시댁 2017. 4. 28.

휴일마다 자서방과 나는 집돌이 집순이다. 

​둘다 집에 꿀단지라도 있는것 처럼 맨날 집에서 뒹굴면서 음식도 해먹고 미드를 보거나 영화를 보고 노는걸 좋아한다. 

주말에 장보러 같이 나가는게 아주 큰 외출이 돼 버렸고 외식을 하더라도 집앞에 있는 식당으로만 간다. 

가끔 습관처럼 "우리도 휴일날 집에만 있지말고 좀 나가자"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같이 외출하는 횟수는 정말 손에 꼽는다. 

 

토요일 오후 자서방이 왠일로 볼링을 치러 가자고 했다. 볼링으로 저녁내기를 하자는- 이긴사람이 메뉴도 정하고 식당도 정하기-

평소에야 승부욕 쩌는 나지만 사실 스포츠에서는 승부욕없다. 

자서방이 자기도 볼링 못치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혹해서 일단 집을 나섰다. 

 

우리가 간곳은 에까마이에 있는 블루-오 라는 곳

자서방이 들어가면서 말했다. 자긴 아주 자주 와본 모양으로 

"너 여기는 처음오지?"

"응 처음 와 봤어"

"나도" 

처음 자리를 배정받았는데 음악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직원한테 말하고 맨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

​스피커가 하나 부족한 자리라 음악소리가 좀 작았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긴 먹나 보다. 시끄러운게 점점 싫어지는걸 보니...

20대엔 어디서 음악만 들려도 어깨가 들썩들썩 궁둥이를 씰룩씰룩하곤 했는데 그 기운이 다 어디로 갔나모르겠다. 

맥주 창 피쳐를 하나 시켜서 나눠마셨다. 

너무 무섭게 생긴 트랜스젠더 언니가 안어울리게 이쁜척하며 옆에 서있다가 잔이 비면 맥주를 따라주었다. 자서방을 쳐다보고 눈웃음을 치는게 좀 마음에 안들었다. 한참 예쁜척 하던 이 언니가 손님이 뜸해선지 잠시후 우리 옆라인에서 볼링을 화끈하게 던지는데(?) 어찌나 힘이 좋은지 나와 자서방이 잠시 멈칫했다. 

자서방.. 볼링 못친다는거 뻥인줄은 짐작했지만 저렇게 목숨걸고 할줄은 몰랐다. 계속 스트라이크 치기 있기 없기.. 비싼데서 외식이 정말 하고싶었구나..  

능청스럽게 오늘은 운이 좋다느니.. 그런 말 듣기싫다고..  

두 게임을 했는데 두번다 내가 대패했다. 

그래 그렇게 먹고싶었던게 뭐냐 물었더니 이 밉상은 이미 머릿속에 계획을 다 짜놓은듯 막힘없이 "크래페엔코!"를 외쳤다. 

 


 

크레페앤코

방콕오는 한국사람들사이에서 브런치 까페로 매우 알려진 곳이다. 난 전에 랑수언로드 지점에 친구랑 브런치 먹으러 다녀온 적이 있었다. 

자서방 말이 여기가 크레페말고도 음식 맛이 좋다고 한다. 

우리는 통로 쏘이9에 있는 본점으로 가기로 했다. 

통로 BTS에서 내려서 각자 오토바이 택시로 갔다. 오토바이 정말 타기 싫은데 아직 해가 안떨어져서 더운 관계로..

​이 건물이 커뮤니티몰이라는데 요기 왼쪽 계단올라가면 바로 가게가 있다.  

​브런치 메뉴가 보였다. 우리는 저녁을 먹을거니까 패스~

​맥주를 시키고 음식은 총 세가지를 시켰다.. 평소면 일인 일메뉴인데... 자서방이 두개 시켰다.. 지돈 아니라고...

 

 

이건 내가 고른 새우요리

옆에 저 동그란 빵이랑 같이 먹는다.  

​이건 무슨 매운 소세지 크레페

안에 쿠스쿠스랑 가지가 들어있는데 옆에 있는 올리브오일을 좀 뿌려준 뒤 빨간 매운 소스도 안에 조금 넣어서 먹었다. 나름 괜찮았다. 자서방말이 사실 이 식당은 프랑스 요리는 아니고 모나코식 요리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맨 나중에 나온 치킨요리-

이게 젤 하이라이트였다. 자서방이 이집에서 제일 좋아한다는 바로 그 메뉴. 

레몬향과 올리브가 어울어진 촉촉한 닭요리

옆에 따라온 쿠스쿠스랑 같이 먹으니 정말 맛있다. 담에 오면 이거 두개 시키자고 했다. ㅎㅎ

저녁 다먹고 일어나려는데 자서방이 디저트는 안먹냐고... 아놔... 

언제 디저트 챙겼다고 

그래도 나는 착한 얼굴로 먹고싶은거 시키라고 하며 메뉴를 달라고 직원한테 말했다. 

자서방은 바나나와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크레페를 시켰다. 참고로 내가 크레페라고 하면 자서방은 뒤로 나자빠지면서 웃는다. 크래페가 뭐냐 크랩이지ㅋㅋㅋㅋㅋ크레페래 ㅋㅋㅋ

​나는 베리 치즈 어쩌고 하는걸 시켰다. 

양이 너무 많아서 나는 반밖에 못먹었다. 하나만 시켜서 나눠먹을걸-

우리바로 옆테이블에 프랑스사람들이 한무더기 앉아서 밥을 먹는데 어찌나 시끄러운지 중국인들 저리가라.. 물론 자서방은 저게 뭐가 시끄럽냐며 그들을 대변해 주었다. 그렇다고 치자.. 

돌아오는 길 BTS로 돌아오는데 한 오토바이 택시 아저씨가 우리 둘다 한번에 태워주겠다고 해서 한대에 둘이 같이 타고 왔다. 자서방이 살을 빼긴했어도 여전히 무거울텐데 많이 불안했다. 그래도 무사히 역까지 잘 타고 왔다.  

남편아 다음에 외식 또 가자. 내기 하지말고 다음엔 니가 계산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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