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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일요일은 쉬라는 시어머니 (feat.만두만들기)

by 낭시댁 2020. 4. 27.

여전히 시차때문에 잠을 설치고 오전에 11시 다돼서 내려왔더니 시어머니께서 혼자서 만두를 빚고 계셨다. 

“저 기다리지 그러셨어요~”

“아니다. 그리고 오늘은 일요일이니까 수업은 없는걸로 하자. 일요일은 쉬어야지” 

“남편!! 들었어? 축하해줘 나 오늘 수업없대!!"

사실 매일매일 쉬는데 ㅎㅎㅎ 

 

몇년전 처음으로 같이 만두를 만들었을땐 시어머니의 만두는 매우 삐뚤빼뚤 했었는데 ㅎㅎㅎ 혼자서 연습 많이 하셨나보다. 솔직히 지금은 나보다 더 예쁘고 빠르게 만드신다. 

이제는 교자라고 안부르고 만두라고 부르신다. 그건 자서방의 공임. 장하다!!  

뭐 지금도 한번에 생각 안나셔서 자주 만구맨구민두만두 이러시지만- 

만두를 만들어서 이웃들에게 나눠주시는걸 좋아하시는데 그럴때마다 며느리가 한국인이라서 며느리에게서 배운거라고 하신다. 

저는 자서방한테서 배운건데요.... 

 

오후에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다같이 보다가 시어머니께서 당근을 한봉지 가져오셔서 껍질을 깍기 시작하셨다.

"제가 할게요."

"아니. 일요일이잖니"

"감사합니다!"

역시 거절을 모르는 나임. 

 

"화요일에 사이공 갈건데 김치 사다줄까?"

사이공은 이곳 베트남 식료품점인데 한국식품들도 많이 있다. 

"아니에요. 냄새나잖아요. 전 나중에 만들어 먹으면 돼요." 

"너 좋아하잖아. 우리는 괜찮아" 

옆에서 자서방이 거들었다.

"나도 몇번 사다준다고 했는데 싫대. 우리 와이프 정말 까다로워"

솔직히 시댁에 있는 동안 시어머니 음식 대신 나혼자 김치나 김을 꺼내서 먹는건 좀 아닌것 같다. 

잠시후 시어머니는 휴대폰으로 김을 검색하셔서 보여주시며 "그럼 이거 사다줄까?" 라고 하셨다.

"아니에요. 저 지금 이곳에서 먹는 모든 음식들이 맛있어요. 한국 음식은 나중에 먹어도 돼요. 지금은 시어머니 음식이 더 좋아요"

말하면서도 조금 간지럽다고 느꼈다. ㅎㅎ 
근제 정말 시어머니 음식은 맛있음!!

 

시어머니는 완전히 믿지않으시는지 아니면 마찬가지로 간지러우신지 표정은 그다지 밝지않으셨지만 그냥 알았다고 하고 넘어가셨다.

그래도 제법 좋은 대답이었던것 같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맛있는 음식도 해주시고 일요일은 편히 쉬라고도 말씀해 주시는 우리 시어머니 최고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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