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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리얼 리얼리티쇼 (수정)

by 요용 🌈 202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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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측에 의해 삭제돼서 사진을 대거 지운 후 다시 등록했습니다. 

주말 아침에 자서방이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화면가득 헐벗은 커플이 나오고 있었다. 

뭘 보는거임...

내 표정을 본 자서방이 말했다. 

"아 이거 리얼리티쇼. 나도 첨봤는데 웃겨서 두편째편 보고있는 중이야." 

3주동안 야생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쇼인데 컨셉이 신기하다못해 충격적이었다. 생전 처음 만난 남녀를 한팀으로 묶어서 둘이 맨몸 맨발로 지내야 한다. (모자이크는 해 줌)

여윽시 프랑스!

내가 요즘 잘 하는 말이다. 좋은쪽으로 말고ㅎㅎ 남편과 시어머니께 배운거라서 괜찮다. 

나도 본격적으로 남편 옆에 앉아서 시청을 시작했다. 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대사도 많지 않고 자서방이 대충 통역을 해 주었다.

중간부터 봤던 요 이전 편은 필리핀 정글이었기때문에 살아남기에 좀더 수월했다. 코코넛이나 해변에서 해산물이라도 구할수 있었도 적어도 춥지는 않았으니까- 
이번편은 불가리아였는데 비도 자주 오고 춥고 먹을것도 구하기가 어려웠다.

맨몸으로 어색하게 처음 만난 두사람

아담한 오두막을 짓고나서 특수부대 출신인 남자가 자신있게 이것저것 계획을 얘기했다. 이런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는법을 훈련 받은 전문가 느낌이 났다.

이런걸 기획하고 제작하고 또 실제로 방송으로 내보낸다는게 정말 생소했다. 물론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궂이 맨몸 맨발로 할 필요까진 없었을것 같은데 자극적인 요소를 위한 장치였을것 같아서 좀 별로... 라고 자서방에게 말했으면서도 문제는 나역시도 눈을 뗄수가 없다고 했더니 자서방이 깔깔 웃었다. 그런걸 노린걸거라고 말이다 ㅎㅎㅎ

맨몸으로 3주나 낯선 남자랑 지내려면... 큰볼일은 어떻게 해결하고 축축한 흙이나 나무에 앉아있는 상상도 하기 싫다.

 

천가방을 하나씩 매고 있는데

여자는 연신 그걸로 앞을 가리기 바쁘지만 남자는 쿨하게 뒤로 매고 자유로운 몸짓(?)으로 날라다닌다.

 

작은 오두막에서 둘이 나란히 자는 모습을 보고 나는 야릇한 상상을 했지만 이들은 3일밤부터 큰소리로 계속 다투었다. 여자가 좀 짜증을 냈고 의욕 넘치는 남자는 그걸 받아주질 못하는 느낌
결국 여자는 울면서 4일째밤에 포기를 선언했고 혼자 남은 남자는 차라리 잘됐다고 했다.

그녀역시 떠나면서 말했다. 혼자였으면 잘 할수있었는데 저 남자랑은 못하겠다고- 

너무 극한 환경이라 옆에 있는 사람과 마음마저 안맞으면 지옥일듯... 심지어 부부라도 싸울지도...

천가방이외에도 주어진것들이 있었다. 바로 저 조그만 소가죽 한장, 큰 칼 하나, 파이어스틸 그리고 냄비하나. 
여자가 떠나면서 소가죽을 독차지 할수있게 된 그 남자는 바로 가죽을 잘라서 옷을 해 입었다. 그래서 눈이 편해졌다. 하지만 자꾸 쩍벌로 앉아서 작업하는걸 좋아함... 카메라 정면샷...

신발은 여전히 없어서 걷는게 너무 위태위태해 보였다.

귀한 산딸기

 

마지막날 픽업트럭을 타는 장소로 맨발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돌밭과 마른나뭇가지들 위로 자꾸 미끄러져서 아찔아찔... 진짜 리얼리티쇼 찍다가 큰일 치룰것 같은 장면들... 진짜 리얼;; 

 

 

결국 3주 미션을 모두 끝내고 픽업나온 트럭에 올라타는 순간.

근데 올라타면서 기껏 만들어서 입고있던 옷을 벗어던지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방송에서 시킨것 같지? 저기 올라탈때는 꼭 벗고 타라고?”

내말에 자서방은 막 웃었다.

요 이전 편은 더 웃겼다. 거기도 맨 끝에는 남자만 살아남았는데 그 아저씨는 작은 나룻배를 타고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했는데 거기서 옷을 입은 제작진들이 박수를 쳐주며 서 있었고 완전 이아저씨는 배위에서 만세를 하면서 도착해서 우리는 빵 터졌다. 그리고 픽업 트럭에 올라탔는데 누구도 걸칠 걸 주지 않음 ㅡㅡ;; 

이 남자는 3주동안 약 10킬로의 몸무게를 줄였다. 하지만 맨날 풀죽만 끓여먹고 안움직인 탓에 근육이 줄어든게 눈에 보인다. (내 모습같아 엉엉...) 그는 트랩이나 작살도 만들어서 물고기 잡는것도 시도했지만 다 실패했고 번번히 풀만 뜯어먹었다.

 

그래도 장면장면중에서 뭔가 자유(?)가 느껴져서 은근한 쾌감이 있었던것 같다. 낯선 이성과 있을때는 말고ㅋㅋㅋ 누구나 한번쯤은 혼자 숲에서 살아남는 상상 해 보지 않나? 중간중간 비난하면서도 나는 눈을 못떼고 재미있게 끝까지 시청했다.

프랑스 방송을 보면 한번씩 선정적인 장면을 보고 놀랠때가 종종 있다. 가족 시청시간인데 정사 장면도 아무렇지 않게 나오고 말이다. 그런데 너무 감추는것 보다는 어느정도 자연스럽게 노출하는것도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 

아무튼 좀 충격적이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시청했다. 남편아 어서 다음편 틀어라...